[대중음악 100대 명반]4위 산울림, 김창완·창훈·창익 삼형제 구성
1977년 록밴드의 음악으로 창작, 연주 면에서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 준 산울림은 가히 '한국 록의 시작'으로 불릴 만하다. 그리고 이는 신중현이 '한국 록의 대부'라기보다는 '한국음악 창작자의 역사에서 시작'으로 불리는 것이 타당함을 생각한다면, 또한 실질적으로 산울림의 록 음악부터 음악 마니아들의 현재적인 감성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상기한다면 산울림을 진정한 '한국 록의 시작'으로 불러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김창완(기타·보컬), 김창훈(베이스·보컬), 김창익(드럼) 삼형제로 구성된 이들은 '아니 벌써'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불꽃놀이' '문 좀 열어줘' 등이 수록된 '한국 록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데뷔 앨범(77)을 발표했다. 이후 불과 5개월 뒤 '어느 날 피었네' '이 기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안개 속에 핀 꽃' 등 창작적으로 가장 훌륭했던 2집(78)을 발표하는 기염을 토한다. 역시 같은 해 '내 마음(내 마음은 황무지)'이 담긴 3집을 발표하며 초기 산울림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창훈과 김창익의 군입대로 4~6집은 김창완 솔로 체제로 활동하였고, 이 시기의 대표곡으로는 '오솔길'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빨간 풍선' 등이 있다.
81년에는 김창훈과 김창익이 복귀한 7집을 발표했다. 고풍스러운 오르간과 퍼지톤 기타가 빠지는 등 사운드의 기조가 초기와 완전히 달라지면서 느낌은 깔끔해졌지만 초기의 거칠면서 원초적인 에너지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가지마오' '독백' '청춘' 등이 히트했고, '먼 나라 이야기'라는 명곡이 실렸다. 이후 '새야 날아' '내게 사랑은 너무 써' '회상'이 수록된 8집(82), '웃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 '멀어져간 여자' '더, 더, 더'가 수록된 김창완이 가장 좋아한다는 9집(83), '숨길 수 없네' '너의 의미'가 수록된 10집(84)까지는 같은 선상의 작품들이다. 그리고 10집은 사실상 산울림의 마지막이었고 이들의 공식적인 활동은 중단되었다.
이후 김창완 혼자 참여한 11집(86), 12집(91)이 발표되었고, 97년에는 삼형제가 잠시 모여서 13집 '무지개'를 발표했다. 99년에는 시나위, 자우림, 윤도현 밴드, 블랙신드롬, 델리 스파이스, 문차일드 등이 참여한 트리뷰트 앨범 '산울림 Tribute Album 77 99 22'가 발매되었다.
〈박준흠|가슴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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