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순의 도쿄리포트] 근친상간도 사랑이라구?

2007. 7. 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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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모른척…'일상' 합리화

 얼마 전, 자주 가는 카페에 갔다가 우연히 아주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안면이 있던 여성이 카페 여주인에게 하소연하고 있었다. 휴가를 맡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 집에 내려갔는데, 엄마와 이혼한 줄 알았던 자신의 아버지가 여전히 함께 살고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녀가 돌아가고 난 뒤 카페 여주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여고시절까지 아버지와 함께 목욕을 즐겼던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부녀간이 아닌 남녀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여고 1학년 때 처음 아버지와 관계를 가졌던 그녀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대학입학을 위해 도쿄로 올라올 때까지 그런 관계를 지속했다고 한다. 물론 그녀의 엄마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고3 때 그녀가 엄마의 목을 졸랐기 때문. 거의 질식 직전에 아버지의 눈에 띄어 살인은 면할 수가 있었는데,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도쿄 소재의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이 부녀간의 관계(본인은 사랑이라고 박박 우긴다)는 계속되었다. 아버지가 출장 혹은 학비 제공을 핑계로 그녀의 자취방을 자주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는 3년차 직장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에 근무태도도 매우 성실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한국인으로서는 당연히 그런 의문부호가 생기지만, 일본인의 경우에는 그다지 낯설지 않은 일인 듯 하다. 왜냐하면 기겁을 하는 나와는 달리, 일본기자들은 '새삼스럽게 놀랄 일도 아니잖아'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는 근친상간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근친상간을 내용으로 한 소설도 꽤 많이 나와있다. 뿐만 아니라 근친상간 전문만화, 포르노 비디오, 심지어는 근친상간 연구소까지 있을 정도다. 대형서점에는 이같은 책이 숨은 듯이 꽂혀 있지만, 서점들이 밀집돼 있는 '간다'에 가면 아예 근친상간 전문 코너가 마련돼 있다.

 한편, 자신의 친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그녀는 지금도 아버지가 엄마와 이혼을 하든지, 아니면 병이라도 걸려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다녀 나를 기절하게 만들었지만, 그녀의 말을 듣는 일본인들은 태연하다. 또한 여고시절 자신의 친 엄마의 목을 졸라 죽이려 했던 행위도 아무 일 아닌 것처럼 그냥 지나갔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존속살인 미수사건으로 신문 사회면에 대서특필될 이야기였지만, 어느 신문기자도 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

 지금도 일본 텔레비전에는 성인이 된 딸과 아버지가 전라로 함께 목욕하는 모습이 곧잘 방송된다. 일본인들은 일상의 한 단면으로 받아들인다. 근친상간도 마찬가지다.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한다. 아니 사촌과 결혼할 수 있었던 과거 전례법을 들어 아예 합리화하는 측면도 있다.

 더욱 이상한 것은 그녀 엄마의 태도. 자신이 낳은 자식이, 딸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남편이기도 한 남자와 육체적 관계를 맺고, 그를 사랑한다며 그 질투심으로 자신을 목 졸라 죽이려 했는데도 여전히 모녀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그 남편 또한 모녀를 여자로 상대하고 있다. 결국 일본에는 엄마를 사랑하는 오이디프스 콤플렉스, 아버지를 사랑하는 엘렉트라 콤플렉스가 많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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