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자-보수주의자 뇌구조가 다르다

입력 2012. 12. 7. 03:18 수정 2012. 12. 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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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행위, 생각만큼 이성적이지 않아.. 생리적-심리적 요인이 좌우

[동아일보]

타고난 신체의 특징이 정치적 성향을 결정하지는 못하지만 영향을 끼치기에는 충분하다. 이런 보이지 않는 손은 표심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동아일보DB

18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12일 남았다. 앞으로 5년간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선택인 만큼 정책과 인성, 능력 등을 종합해 합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내려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선거 결과가 항상 기대했던 것처럼 나오지 않는다는 것. 이성적 판단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심리적 생리적 특성이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의 표심을 좌우하는 요소들은 무엇일까.

우선 투표 장소다.

크리스천 휠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2008년 투표 장소가 투표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는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ANS)에 발표했다. 2000년에 치른 애리조나 주 총선을 분석한 결과 학교에서 투표한 사람이 다른 곳에서 투표한 사람들보다 교육예산을 늘리는 법안에 찬성하는 경향이 컸다는 것이다.

정치 성향은 타고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1년 가나이 료타 영국 런던대 박사후 연구원은 정치 성향이 뇌 구조의 영향을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커런트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근본적으로 뇌 구조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 영국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를 촬영해 자유주의자일수록 '전측대상피질'이(왼쪽 사진), 보수적일수록 오른쪽 편도체가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 전측대상피질은 낯선 상황에서 갈등을 처리해 행동을 결정하는 영역이고 편도체는 위험을 감지해 두려움에 반응하는 영역이다. 가나이 료타 박사 제공

지원자 90명의 정치 성향을 극단적 자유주의자부터 극단적 보수주의자까지 여러 단계로 나눈 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보수주의자라고 답한 사람일수록 두려움에 반응하는 영역인 편도체가 컸다. 반대로 자유주의자라고 답한 사람일수록 낯선 상황에서 갈등을 처리해 행동을 결정하는 뇌 영역인 전측대상피질이 컸다. 두려움에 쉽게 반응할수록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이라는 말이다.

2008년 더글러스 옥슬리 미국 네브래스카링컨대 교수는 생리적 특성이 정치 성향과 관계있다는 논문을 사이언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옥슬리 교수는 실험 참가자에게 위협적인 사진을 보여주거나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로 자극을 준 뒤 피부의 전도성을 측정했다. 자극에 잘 반응하는 사람은 사형이나 이라크전쟁 같은 보수적인 정책을 지지했고 자극에 덜 민감한 사람일수록 반대 성향을 보였다.

2010년에는 특정 유전자와 정치 성향의 관계를 밝힌 논문도 나왔다. 제임스 파울러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수용체의 유전자 변이가 정치 성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를 정치학저널에 발표했다. 이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있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는 경향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유주의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과학자는 이런 일부 요소가 정치 성향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선택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이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투표에 영향을 끼치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는 과학동아 12월호 시사기획 '나는 왜 그 사람을 찍었을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채널A 영상] 18대 대선 '보수 vs 진보' 대결구도 완성

고호관 동아사이언스 기자 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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