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 가려움, 웃음·하품보다 전염력 강해

이영완 기자 2012. 11. 14.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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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하품을 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도 덩달아 하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웃음도 마찬가지다.

영국 연구진이 이 같은 전염성 행동의 목록에 가려움을 추가했다. 헐 대학 심리학과 헤닝 홀 박사 연구진은 20대 남녀 51명에게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팔뚝을 긁는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러자 실험 대상의 64%가 한 번 이상 자신의 팔을 긁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도 팔이 가려운 것처럼 느끼게 된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 하품은 40~60%, 웃음은 47%가 전염됐다. 가려움의 전염성이 훨씬 강한 셈이다.

가려움은 염증이 생겼을 때 심하다. 염증이 생기면 면역세포가 히스타민을 분비해 면역체계를 깨운다. 그러면 염증 부위로 피가 몰리고 혈관이 늘어난다. 자연히 피부가 붓고 열이 나 가려워진다.

연구진은 실험대상 중 18명을 골라 팔을 긁는 영상을 볼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로 조사했다. 그러자 히스타민에 반응하는 뇌 부위가 똑같이 작동했다. 가려움에 전염되면 뇌가 실제로 가려움을 느낀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누가 가려움에 더 잘 전염될까. 하품이나 웃음의 경우 공감(共感·empathy)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쉽게 전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 사람은 다른 이의 어려움을 제 일처럼 느낀다. 가려움은 정반대였다. 연구진이 51명의 심리상태를 조사한 결과, 신경질이 심한 사람일수록 가려움에 더 잘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2일자 인터넷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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