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입사' 콤플렉스 극복위해 시작한 공부..어느새 '기술사 5관왕'

엄성원 기자 2016. 10. 13.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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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 홍종철 과장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피플]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 홍종철 과장]

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 홍종철 과장/사진=엄성원 기자

하나 따기도 어렵다는 기술사 자격증을 5개나 보유한 사람이 있다. 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의 홍종철 과장이 그 주인공이다.

기술사 자격증 시험은 흔히 고시에 비견되곤 한다. 합격률이 10%를 밑도는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또 다시 절반을 떨어뜨린다는 면접시험이 기다린다.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기본, 면접을 통과하려면 머리 속 지식을 실제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만 한다.

특히 대학 교수, 연구소장 등 수십년간 한 분야를 공부한 전문가들 앞에서 자신의 논리를 펴나가야 하는 면접시험의 압박감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홍 과장 말로는 혼이 빠져나갈 정도란다. "필기시험은 면접에 비할 바가 못 되죠.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든 걸 다 꿰뚫어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주는 압박감은 식은 땀이 절로 날 정도입니다."

홍 과장이 그런 어려운 시험에 연이어 도전하게 된 계기는 늦은 입사에 대한 콤플렉스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건축설계를 전공한 홍 과장이 선택한 첫 진로는 설계사무소. 전공을 그대로 살린 선택이었다. 하지만 건설현장이라는 다른 경험도 해보고 싶었다. 홍 과장은 3년 만에 설계사무소를 그만 두고 서른셋의 나이에 현대산업개발에 공채 입사했다.

"입사 동기들과 나이 차이가 적지 않았죠. 남자 동기들과도 다섯살 넘게 차이가 났고. 남들보다 늦게 입사한 만큼 부족한 시간과 경험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실패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홍 과장은 건설현장 근무에 나섰던 현대산업개발 입사 초기 남들보다 1시간 이상 먼저 출근해 시공기술 서적을 팠다. 아는 만큼 더 보이고 실패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더욱이 건축설계 전공자인 그에게 시공은 생소한 분야. 공부를 하고 또 했다. 퇴근 후 시간과 주말도 공부에 반납했다. 평일에는 하루 3시간, 주말에는 18시간을 공부했다. 그러는 사이 설계, 시공, 건축재료, 기술연구소 등 담당 업무가 바뀌었고 동시에 자격증도 하나 둘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기술사 자격증 하나를 따기까지 짧으면 1년, 길면 2~3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홍 과장은 자격증 하나당 평균 3개월을 투자했다. 홍 과장은 확실한 목표 설정과 동기 부여, 생산적인 집중과 몰입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시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업무에서 얻은 경험이 공부가 되고 책에서 배운 내용이 다시 업무로 연결됩니다. 모든 게 하나의 순환고리로 연결되면서 서로가 서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거죠."

건축시공기술사, 건축품질시험기술사, 토목시공기술사, 토목품질시험기술사, 건설안전기술사 등 홍 과장의 자격증은 시공기술부터 건설안전까지 사실상 건설의 전방위를 아우른다. 토목기술을 건축에 적용하고 건축과 조경을 접목시키고 탄소 저감 친환경 건축기술을 개발하고, 그가 요즘 새로운 개념의 융합형 건설기술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폭넓은 전문지식이 바탕이 됐다. "설계, 건축, 토목, 품질시험, 안전관리 등 여러 분야를 공부해보니 다각도로 볼 수 있는 시각도 길러졌습니다. 요즘은 사물인터넷이나 가상·증강현실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마 내년이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서 가상현실 기술을 체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홍 과장의 다음 목표는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기술 전문가 집단이라 스스로 자부하는 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의 최연소 연구소장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선배들이 그랬듯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롤모델이 되고도 싶다.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기술사패가 주어지는데 10살, 7살 두 아들은 그걸 아빠가 공부 열심히 해서 대통령 할머니가 상장 주신 걸로 알고 있죠. 아이들에게나 후배들에게나 항상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엄성원 기자 airmas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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