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원 건립 위해 8개월간 매주 새벽 등산

천권필 2016. 10. 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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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산행팀 강희갑·김학민씨 등 4명17개 국립공원 정상에 올라 찰칵일출 사진전 열어 수익금 기부
월출산국립공원 정상에 선 희망일출 산행팀. 왼쪽부터 강희갑, 이돈하, 서우성, 김학민씨. 이들은 17개 국립공원의 일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8개월 동안 매주 어둠을 뚫고 산에 올랐다. [사진 강희갑 사진작가]
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문화정품관의 3층 전시장에 들어서자 압도적인 풍광의 일출사진 42점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날 개막해 15일까지 열리는 일출 사진전 ‘희망(HOPE)’이다. 하얀 운해(雲海)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한라산 백록담에서부터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북한산 백운대까지, 모두 산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이었다. “국내 17개 산악형 국립공원 정상에 올라가 찍은 일출 사진이에요. 이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고 8개월 동안 무려 1만1000㎞를 이동했죠.” 사진을 찍은 강희갑(51)씨가 말했다.

사진전을 기획한 건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강씨와 가수 김학민(60)씨, 사회적기부사업가 서우성(53)씨와 이돈하(53)씨 등 ‘희망일출 산행팀’을 이끄는 중년 남성 4명이다. 이들은 사진전을 위해 올해 초부터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산에 올랐다. 전시회 수익금으로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루게릭병은 전신의 근육들이 퇴화하고 마비되는 희귀질환으로 매년 400~500명의 환자가 발생하지만 아직 전문치료시설은 없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건 강씨였다. “지난해 말 승일희망재단 측으로부터 병원을 짓는 데 60억원이 필요한데 아직 20억원밖에 모으지 못했다는 얘길 들었어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가 일출사진을 찍기로 결심했죠.”
설악산국립공원의 대청봉 정상에서 촬영한 일출.
1월 2일 오대산국립공원을 시작으로 첫 산행에 나선 강씨는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25㎏에 달하는 사진장비를 들고 산에 올랐다. “일출을 찍기 가장 좋은 시간은 해가 떠오르기 전 40~50분이라 적어도 한 시간 전에는 정상까지 올라야 했죠.” 2월부터는 강씨의 오랜 지기인 김씨와 지인을 통해 소식을 접한 서씨가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이씨는 우연히 SNS에 올라온 일출 사진을 보고 지난 5월 마지막 멤버로 합류했다.

일출산행의 최대 변수는 날씨였다. 힘들게 정상에 올랐다가 일출을 못 보고 하산하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예보한 날을 제외하곤 매주 토요일마다 무작정 산에 올랐다. 하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기도 쉽지 않았다. 특히,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이씨에게는 산에 오르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전이었다. 그는 “프로젝트 참여를 결심하고 한 달 동안 북한산을 매일 오르면서 등반시간을 단축하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8개월 간의 도전 끝에 지난 8월 20일 속리산 문장대를 마지막으로 17개 국립공원의 일출을 모두 사진에 담았다. 42점의 일출사진은 최저 50만원에서 최고 300만원대의 가격에 판매된다. 또 3000부 판매를 목표로 2017년 달력도 제작했다. 모든 수익은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강씨는 “일출 산행팀의 다음 목표는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며 “2018년에 루게릭병원이 완공될 때까지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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