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된 건 물론, 작곡될 곡까지 연주하고파"

입력 2016. 8. 30. 14:06 수정 2016. 8. 30. 21: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도쿄필 클라리넷수석 뽑힌 조성호
미래의 현대작품까지 ‘무한 욕심’
“오디션 때 모든 단원이 들어와
박수치며 지켜봐 콘서트 분위기”

내년부터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할 예정인 조성호. 그는 현재 바순 수석으로 있는 최영진에 이어 도쿄필의 두번째 한국인 수석이 된다. 도쿄필은 1911년 나고야에서 창단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교향악단으로, 엔에이치케이(NHK)교향악단과 함께 일본 양대 악단으로 꼽힌다. 사진 목프로덕션 제공

“현대음악을 좋아하니까, 이미 작곡된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작곡될 작품들까지 많이 연주하고 싶어요. 아직 젊으니까 부지런히 연습하고, 리사이틀도 계속해 나가야지요.”

세계적 교향악단인 일본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뽑힌 조성호(31)는 ‘미래의 현대음악’까지 연습하겠다는 태도다. 200대 1의 경쟁률의 뚫고 오디션에 합격한 그는 내년부터 수석으로 활동한다. 도쿄필은 1911년 나고야에서 창단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교향악단으로, 엔에이치케이(NHK)교향악단과 함께 일본 양대 악단으로 꼽힌다.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명예 계관지휘자, 러시아의 거장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특별 객원지휘자로 있다.

“도쿄필은 워낙 연주가 많은 오케스트라다 보니 단원도 많아 목관수석이 3명입니다. 이번 클라리넷 수석 오디션은 20년 만에 열렸어요. 1차 서류심사를 거쳐 8월 8일 2차에서 모차르트 협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6번 클라리넷 발췌곡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클라리넷 분야에선 베토벤 6번만 들으면 ‘어떤 연주자인지’ 딱 알아봐요. 일본인, 이탈리아인 등 4명이 올라간 3차 심사에선 한 사람당 50분씩 오케스트라 발췌곡 19개를 다 듣더라고요.”

내년부터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할 예정인 조성호. 사진 목프로덕션 제공

오디션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모든 단원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도쿄필은 단원들이 오디션 참가자들의 연주에 박수를 쳐요. 오디션이 아니라 리사이틀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모두 악보를 들고 와서 제가 한 장 넘기면, 동시에 악보 넘기는 소리가 났어요. 좀 매뉴얼사회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저, 일본어를 한마디도 못해요. 이제 가서 배워야지요. 하하.”

조성호는 내년 1월부터 11월까지 수습을 거쳐야 하는데, 보통은 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식 수석이 된다. 현재 도쿄필에는 한국인 최영진이 바순 수석으로 있다. “저보다 10년 정도 먼저 도쿄필에 입단한 분으로, 오디션이 끝나고 만났더니 ‘너무 연주가 좋아 단원들이 놀랐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정작 저는 제 연주가 맘에 안 들었어요. 일본 오케스트라에 잘 적응하려면 단원과의 화합, 그리고 일본어 실력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 수습을 거쳐 도쿄필에 발을 들이는 조성호는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오케스트라에도 도전하고 싶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게 되니까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봐요. 일본은 열려 있는 시스템이라 거기 있으면서 다른 곳에 시험 보는 걸 용인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래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가 있다 보니 가족이 타지생활에 힘들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유럽 쪽에 도전할 욕심도 있습니다.”

조성호는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인 베를린필 수석 벤젤 푹스를 사사했다. 현재 목관오중주단 ‘뷔에블 앙상블’ 일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 대통령 위기 대처법 ‘찍어내기’…이젠 수가 보인다
[정치bar] 현충원 참배는 ‘왕정정치 쇼’
[단독] ‘비선 실세’ 정윤회씨 횡성 땅 6300여평 매입
[화보] 카메라로 들여다본 또다른 세상
[화보] 이방인이 본 옛 수원화성

▶ 발랄한 전복을 꿈꾸는 정치 놀이터 [정치BAR]
▶ 콕콕 짚어주는 [한겨레 카드뉴스][사진으로 뉴스 따라잡기]
▶ 지금 여기 [우병우 논란][한겨레 그림판][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