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에서 부예술감독으로 '점프'하는 손열음

평창(강원)=박다해 기자 입력 2016. 8. 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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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열음 "내년 2월 평창겨울음악제, 재즈와 클래식 융화 프로그램 보여줄 것"

[머니투데이 평창(강원)=박다해 기자] [피아니스트 손열음 "내년 2월 평창겨울음악제, 재즈와 클래식 융화 프로그램 보여줄 것"]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올해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 직함을 달았다. 그는 내년 2월 평창겨울음악제부터 부예술감독으로 본격 참여한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28일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 개막공연, 마지막 무대에 빨간 드레스를 입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등장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손열음은 첼리스트 지안 왕, 바이올리니스트 보리스 브로프친과 폴 황,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와 함께 브루흐의 '피아노 5중주 G단조'를 선사했다.

손열음이 '저명연주가 시리즈'로 평창을 찾은 건 올해로 벌써 5번째다. 이번 음악제에서 그가 가장 기대하는 프로그램은 오는 6일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함께하는 바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다.

그는 "(바르토크는) 제가 열광하는 작곡가는 아니지만, 이 곡은 유독 좋아한다"며 "수년 전부터 연주하고 싶다고 밝혔던 곡인데 김다솔씨, 타악기연주자 분들과 함께 드디어 하게 돼서 기대가 많이 된다"고 밝혔다.

손열음은 올해 음악의 보폭을 한층 더 넓히고 있다. 평창음악제 '부예술감독'이란 이름을 추가한 것도 그 중 하나. 내년 2월 열리는 '평창겨울음악제'에선 부예술감독으로 프로그램 구성에 본격 참여한다.

"지난 겨울음악제는 (정명화·정경화 예술감독이) 클래식과 재즈를 뚜렷이 대조되게 꾸렸다면 이번에는 두 장르가 융화될 수 있도록 비슷한 면을 많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꾸밀 거예요."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 그 작곡가의 '언어체계'를 가장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지난 2월에는 8년 만의 독주 앨범 '모던타임즈'를 내며 조지 거슈윈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모리스 라벨 등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작품을 담아내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작곡가, 작품과의 만남이 곧 "새로운 언어 체계를 습득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제가 곡을 해석할 땐 음·박자·셈여림 등 작곡가만의 언어체계를 가장 먼저 찾으려고 해요. (연주는) 제 목소리로 말을 하는 거지만 결국 그 사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같이 하는 거니까요. 많이 연구하다 보면 체계가 잡히기도 해요. 예를 들어 '쇼팽이 이런 음형을 썼을 땐 이런 분위기를 내려고 하는구나' 가닥이 잡히는 거죠."

손열음은 누구보다 관객과 적극 소통하는 연주자기도 하다. 앙코르 때 종종 관객에게 직접 신청곡을 받아 연주한다. 올해 초 예술의전당에서 연 독주회 때는 앙코르 곡만으로 1시간을 추가로 연주해 화제가 됐다.

"사실 클래식 음악이라는 게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없잖아요. 연주자가 설정해서 준비한 것만 보여주고 관객이 듣고 싶은 곡을 들을 기회는 없죠. 앙코르 때는 충분히 관객의 신청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관객들도 좋고 저도 재밌는 거죠."

연주자로서의 삶과 음악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칼럼은 클래식 애호가를 넘어 대중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6년 넘게 연재를 계속했지만 최근 그만뒀다. 음악 활동에 더 전념하고 싶어서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더 많고 다양한 사람이 클래식을 듣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

"모든 사람들이 클래식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 어려운 부분은 있죠. 무작정 원할 때 듣기만 해서는 진짜 '맛'을 알기는 힘들 거예요. 다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고 막연히 편견을 가지는 건 그 분들에게도 불공평한거잖아요. 다양한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들어보고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접점이 늘면 좋겠어요."

손열음은 음악제 직후 러시아로 떠나 '제1회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 폐막 공연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김다솔, 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소프라노 임선혜 등도 함께 참가한다. 이후 노부스 콰르텟과 전국 곳곳의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더 많은 관객을 향해 성큼 내딛는 그의 발걸음이 힘차다.

손열음은 28일 열린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보리스 브로프친과 폴 황,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첼리스트 지안 왕과 함께 브루흐의 '피아노 5중주 G단조'를 선보였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평창(강원)=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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