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속 구슬소리만 듣고도 서브·스매싱 문제없죠"

김준희 2016. 7. 1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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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맹아학교 테니스 선수단한·중·일 시각장애인대회 2연패"공이 상대편 코트에 꽂힐 때 짜릿주고받는 랠리가 있어 스릴도"
‘한·중·일 시각장애인 테니스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종합우승을 차지한 전북맹아학교 선수들.

“자, 갑니다!” “예!”

지난 8일 오전 11시 ‘제7회 한·중·일 시각장애인 테니스 대회’가 열린 전북 완주 우석대 체육관. 심판의 ‘플레이 볼’ 선언과 함께 전북맹아학교와 우석대 학생들의 저시력 복식 예선 1차전이 시작됐다. 서브를 넣는 선수가 “갑니다”를 외치면 반대편 선수는 “예”라고 답했다. 전북맹아학교 김희찬(18·고2·시각장애 1급)군 등은 공을 맞추지 못해 헛스윙하기 일쑤였다. 악착같이 공을 쫓았지만 경기 결과는 세트 스코어 4-6. 김군 팀의 패배였다. 하지만 김군이 속한 맹아학교는 저시력 부문 단식 우승과 전맹(全盲) 복식 준우승을 거둬 종합 우승컵을 가져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8~9일 열린 이번 대회엔 3개국 시각장애인 40여 명이 출전했다. 우석대와 중국 담강시(湛江市) 특수학교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대회 초창기부터 참가한 전북맹아학교는 올해 11명이 출전했다. 전교생 60명 중 20% 가까이가 테니스를 즐기는 셈이다.

김희찬 군은 “개인적으론 져서 아쉽지만 팀이 우승해 기쁘다”며 “앞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2년 전 ‘시각장애인 테니스(blind tennis)’에 입문한 김군은 중학교 3학년 때 전국장애인학생체전에서 원반던지기와 포환던지기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김군은 “원반이나 투포환은 한 번 던지고 나면 끝인데 테니스는 주고받는 랠리가 있어 스릴이 느껴진다”고 했다. 특히 “복식을 하면서 서로 호흡을 맞추고 배려하는 경험은 나중에 사회 생활을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다른 시각장애인에게도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같은 팀 김명찬(17·중3·시각장애 1급)군은 “점심 시간이나 수업이 끝난 뒤 학교 강당에서 테니스를 친다”며 “공이 라켓에 맞고 네트를 넘어가서 상대편이 못 받을 때 쾌감이 있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테니스는 1984년 일본인 시각장애인 고 다케이 미요시(武井實良)씨가 고안했다. 지름 9cm 스펀지 공 안에 소리 나는 구슬이 들어 있어 선수들은 공이 바닥에 튈 때 나는 소리를 듣고 위치를 파악한다. 저시력자(교정 시력 0.04 이상 0.3 미만)는 두 번, 시력을 완전히 잃은 선수는 세 번까지 튀어도 칠 수 있다. 코트는 일반 테니스 코트의 절반 크기인 6.1×13.4m이고, 네트 높이도 11cm 낮은 80cm다.

전북맹아학교 박성준(32) 체육교사는 “시각장애인 테니스는 비장애인처럼 3차원에서 즐길 수 있는 획기적인 운동”이라고 말했다. 라종일(76) 한국시각장애인테니스연맹 회장은 “장애보다 이를 극복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기 위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는 이 대회 창설에 앞장선 고 김교성 부산여대 이사장의 딸 김지세(46)씨가 두 아들을 데리고 심판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글·사진 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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