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춤이 좋은 것이여∼" 직접 안무하고 춤추는 '춤꾼 외길' 20년

입력 2016. 6. 2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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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춤작가협회 창립 20주년 맞아.. 23일 기념공연서 4편 무대 올려지역 무용계 창작 분위기 확산 기여
[동아일보]
김연의 대전춤작가협회장은 “창작 안무를 바탕으로 한 춤꾼들의 공연이 지역 무용계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에는 ‘안무자가 직접 공연하는’ 춤꾼들의 모임이 있다. 1996년 출범 이후 전국의 무용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이 원칙을 고수하는 ‘대전춤작가협회’다. 김연의 회장은 “그래야 작가의 창작정신을 더 잘 구현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조용필은 ‘조용필 작사·작곡’의 노래를 부를 때 더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독특한 소신을 갖고 있는 춤꾼들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23일 기념공연을 갖는다.

○ 자기 안무 직접 추어 작가정신 구현

지역 무용계는 1961년 충남무용협회의 출범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1985년 대전시립무용단이 창단되고 1990년대 대덕대와 충남대 대전대 중부대 등에 무용학과가 생기고 대전예술고가 문을 열어 중흥기를 맞는다. 대덕대 교수를 지내기도 했던 이정애 씨 등이 1996년 대전춤작가협회를 창립했다. 이 시기 배출되기 시작한 한국무용과 발레, 현대무용 분야 전문 무용인들의 창작 의욕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초대 회장을 지낸 그는 지금까지도 창립 정신을 솔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3일 상반기 공연이 열린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공연 ‘샤목샤목’의 무대에서 춤사위를 펼친 이는 심사석에나 있을 법한 60대 중반의 이 씨였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인 양찬희 씨와 호흡을 맞춰가며 각자 마련한 안무를 선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던 순간을 떠올린 김 회장은 “외국에서는 거장들이 음악을 고르고 거기에 맞춰 춤을 만들고 직접 공연하는 모습이 일상화돼 있다. 음악과 의상, 무대 미술을 직접 선택하고 춤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창작 의도를 보다 충분히 표현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외 없이 창작품만 무대에 올리는 분위기는 지역의 춤 예술 수준을 끌어 올렸다. 창립 2년 뒤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씩 열린 정기공연을 통해 창작 열기를 달궜다. 손관중, 한상근, 류석훈, 이윤경, 정현수, 김용철, 남수정, 임학선, 윤덕경, 김란 씨 등 내로라하는 춤꾼들이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대전젊은춤작가전’으로 불리는 하반기 공연은 신예들의 창작 영감을 자극하는 무대다.

○ 지역 무용계에 창작 분위기 확산

23일 오후 7시 반 대전예술의전당 알상블홀에서 열리는 공연에서는 김지영의 ‘하늘웃음’, 김옥련의 ‘사랑…’, 임수정의 ‘달그림자Ⅱ’, 안향신의 ‘비 : 채(비움과 채움)’ 등 기량 높은 작가들의 작품 4편이 무대에 오른다. 창무회 상임안무가인 김지영 씨는 한국무용의 창작 춤 시대를 연 스승 김매자 선생의 맥을 잇고 있다. 목원대 외래교수인 임수정 씨는 가장 주목을 받는 대전지역 차세대 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의 전통 춤꾼인 김 회장은 자신의 전공 경험을 살려 지난해부터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우리 춤 향연’이라는 전통 춤 기획공연을 추가해 전체 공연 횟수를 연간 세 차례로 늘린 것. 살풀이춤의 명인인 김숙자류 춤의 전통을 이어가는 그는 우리 춤 보급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한국무용 가운데에서도 창작품이 아닌 기존 전통춤의 공연은 생생한 국악과 함께 우리 춤의 다채롭고 풍요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 협회가 지난 20년 동안 춤꾼들의 예술 열정과 시민들의 애정에 힘입어 원숙미를 더해가고 지역예술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현대와 전통, 창작과 고전, 신예와 명인이 조화를 이루는 춤의 세계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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