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되어 주세요"

홍상희 입력 2016. 6. 1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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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릴 때 심한 화상을 당해 한때 자살을 시도했다가 지금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여성이 있습니다.

자신처럼 아픔이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게 살아가는 이유라는 이효진씨를 YTN 국민신문고에서 만나봤습니다.

[기자]
제가 18개월 무렵이었대요 저는 연탄불, 물이 펄펄 끓던 주전자위로 떨어졌어요.

얼굴과 왼손에 3도 화상.

컴컴한 어둠의 터널은 그때부터 시작됐죠.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열심히 공부해 대학도 들어갔지요.

그러던 어느 찬란한 5월.

캠퍼스의 친구들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어요.

눈부신 햇살 아래 서 있는 저는 너무 외롭고 초라해 보였어요.

이제 모든 걸 정리할 시간이 온 것 같아요.

이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제발 끝내고 싶어요.

그러나 눈을 떴을 때, 효진씨 앞에는 다시 만나기 싫었던 아침햇살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효진(41) :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요. 자살에 실패했고, 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우울하고 너무 싫었어요. 그냥 한숨밖에 안 나오고, 왜 다시 살아났을까...]

다시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는 효진씨.

하지만,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 온 엄마의 한 마디가 효진씨의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이효진(41) : 네가 죽으면 엄마도 죽는다. 결국 그 한마디가 제가 죽는 건 괜찮은데 엄마가 저로 인해 죽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엄마의 생명이 내 생명과 하나라는 걸 그날 깨달았어요.]

하지만 고통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28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엄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겁니다.

다시 찾아 온 위기.

엄마를 따라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엄마에게 삶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일 순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효진씨는 더 큰 꿈을 꾸었습니다.

지금은 작은 회사를 열어, 서울 시내 내로라하는 아파트들의 인테리어를 설계하고 30여명의 직원들과 매일 매일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효진씨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남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아이들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효진씨에겐, 살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이효진(41) : 얼마 전에 학교에 강의를 하러 갔어요. 학생들한테. 학생들이 저한테 선생님,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는데 (눈물) 되게 감사하더라고요. 나처럼 고통 받는 그런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 그게 제 솔직한 심정이에요.]

효진씨는 힘든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힘내라는 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과 절망을 알기에, 차마 그 사람들에게 힘내라, 나도 사니까 당신도 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할 수 있는 한 마디.

[이효진(41) : 살아달라고, 그냥 살아서 다른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 달라고.]

YTN 홍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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