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지구촌 굶는 아이 위해 공연 '사랑의 밴드'

윤형준 기자 2016. 6. 1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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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 공연팀 컴패션밴드 병원·대학 돌며 10년간 430여회 무료 공연.. 후원자 3만명 모아 20대 대학생부터 50대 직장인까지 멤버들도 다양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한국컴패션' 건물 2층은 노래와 춤을 연습하는 사람으로 붐볐다. 20대 대학생부터 50대 직장인까지 약 20명이 안무팀, 무용팀 등으로 나뉘어 연습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50대 박창훈씨가 '율동'에 가까운 춤을 추며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가려니 떨린다"고 농담하자 이주희(여·32)씨가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셔도 될 정도"라며 웃었다.

평일 저녁인 이날 춤 연습 삼매경에 빠진 이들은 국제 아동 양육 기구 '한국 컴패션'의 재능 기부 단체인 '컴패션밴드'다. 지난 2006년 만들어진 이 밴드는 전국 병원이나 대학 등에서 빈곤국 아동의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자선 공연을 펼쳐 왔다. 10년간 430여 회 무료 공연을 했다. 지금까지 이들을 통해 빈곤국 아동과 인연을 맺은 후원자는 3만명에 이른다. 후원 아동을 위해 매달 4만5000원씩을 내놓는다.

처음 '컴패션밴드'는 7명에 불과했다. 2006년 연예인 차인표씨와 함께 인도 지역으로 후원 아동을 만나러 간 일반인 6명이 '나눔 정신을 전파해 보자'는 뜻을 모아 만들었다. 원년 멤버인 화가 이성수(41)씨는 "차인표씨를 빼면 춤과 노래에 재능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이 밴드가 10년 동안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그러나 나눔의 향기는 널리 퍼졌다.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지원이 빗발치며, 10년 만에 컴패션밴드 멤버는 50여 명으로 늘어났다.

밴드 활동으로 자기 시간을 뺏기는 게 일쑤지만 이들은 "오히려 밴드 활동으로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06년 대전·충남 미스코리아 출신인 이주희씨는 본선 무대 심사위원으로 만난 차씨의 권유로 밴드에 합류해 10년간 공연 대부분에 참여했다. 당시 대학생이던 이씨는 지금은 서울의 한 대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컴패션밴드 활동을 하며 '내가 공부할 수 있는 건 당연한 게 아닌 일종의 특권이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그런 마음으로 힘든 석·박사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중소기업 대표인 박창훈(50)씨는 '나눔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려다 자신이 감염된 경우다. 컴패션밴드 1기 멤버인 그는 현재 우간다, 인도네시아, 몽골 등에 사는 아동 15명을 후원하고 있다.

매월 70만원에 가까운 돈을 빈곤국 아동들을 위해 보낸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보고는 아이 2명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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