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더 예뻐져 돌아오는 '미스김 라일락'

뉴욕/김덕한 특파원 입력 2016. 5.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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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너가 개량된 수수꽃다리.. 백영현 회장 국립수목원에 기증 "모국에선 볼 수 없어 마음 아파"

"머나먼 미국 땅에서 더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 '미스김라일락'은 한인 이민자를 빼닮았습니다."

한국 토종 수수꽃다리의 개량종인 '미스김라일락' 수백 그루가 70년 만에 한국으로 귀향(歸鄕)한다. 재미(在美) 환경운동가 백영현(72) 1492 그린클럽 회장은 어린 미스김라일락 300~500그루를 경기도 광릉 국립수목원에 기증하는 '귀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24일(현지 시각) 밝혔다. 백 회장은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지방정부의 도움으로 미스김라일락을 한국으로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9월 이전에 기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미스김라일락은 광복 이후 미 군정청 자문관으로 한국에 온 식물학자 엘윈 미더(1910~1996) 럿거스대 교수가 1947년 북한산 인근에서 채취한 야생 수수꽃다리 종자를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해 만든 품종이다. 원래 나무 이름조차 알 수 없었던 미더 교수는 서울에서 자신을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의 성(김)을 따서 꽃 이름을 붙였다. 백 대표는 "미스김라일락은 모종인 수수꽃다리에 비해 꽃이 훨씬 아름답고 향기가 진한 게 특징"이라며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 꽃이 정작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어 마음 아팠다"고 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센트럴파크에는 미스김라일락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보급되는 라일락도 이 품종이다.

한국에서 석유화학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26년 전 미국에 이민 온 백 회장은 2001년 뉴저지주 페어론의 한 양로원 마당에서 발견한 이 꽃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백 회장은 미스김라일락을 '대한민국의 살붙이' '미국 입양 한국 식물 1호'라고 부르며 직접 재배해 학교 등에 기부하는 20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백 회장은 25일부터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코리아커뮤니티센터'에서 미스김라일락 사진 수백 장과 꽃의 역사를 알리는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 제목이 '70년 만의 귀향! 미스김라일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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