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사 두번 합격한 선생님.."아이들 치유에 보람"

2016. 5. 1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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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고 이형태 전문상담교사, 영어교사 그만두고 상담교사 변신 "위기학생 문제 근원은 가정..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건강히 성장"

동인천고 이형태 전문상담교사, 영어교사 그만두고 상담교사 변신

"위기학생 문제 근원은 가정…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건강히 성장"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멀쩡한 고등학교 영어교사를 그만두고 전문상담교사 임용시험을 다시 본다니까 가족들은 펄펄 뛰었죠. 하지만 아이들의 내면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이 일이야말로 제게는 천직(天職)입니다."

동인천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이형태(42) 교사는 남들이 한번 붙기도 어려워하는 중등교원 임용고사를 두번이나 합격한 색다른 경력의 소유자다.

대학에서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이 교사는 2002년 인천에서 1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중등교원 임용고사에 합격해 영어선생님이 됐다.

처음 발령받은 고등학교도 본인의 모교여서 의미가 남달랐다.

"학창시절에 영어 과목이 너무 뒤처져 시험을 보면 100점 만점에 30∼40점을 받던 적도 있었어요. 그때부터 이를 악물고 열심히 공부해 교사가 되고 모교에서 후배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니 정말 보람 있었죠."

두번째 학교로 자리를 옮겨 영어교사로 6년째 근무하던 그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 '인성교육'에 뛰어들기 위해 2007년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당시 국내에 도입된 지 몇 년 되지 않았던 전문상담교사가 되려면 기존의 교사가 일정 요건을 갖춰 교과목을 바꾸는 전과가 아니라 먼저 사표를 낸 뒤 시험을 거쳐 완전히 새로 임용되는 전직이 필요했다.

그는 "가족과 친구를 막론하고 주위에 단 한 사람도 찬성하는 이가 없었다"면서 "국·영·수 같은 '인기 과목' 교사를 때려치우고 당시엔 개념도 생소했던 전문상담교사를 하겠다니까 다들 말렸다"고 회상했다.

이 교사는 대학에서 1년간 전문상담교사 양성과정을 마치고 2008년 다시 9대 1의 경쟁을 넘어 간절히 원하던 전문상담교사가 됐다.

그는 학교 순회 상담을 하고 지역교육청에 설치된 위기학생 상담기관인 Wee센터에서 근무하며 정서불안, 우울, 자살 징후, 폭력 피해 등이 있는 학생들을 상담하고 치유했다.

지난해부터는 모교인 동인천고에 배치돼 매주 15∼18차례 개인상담을 하고 집단상담과 교육, 체험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교사처럼 전국의 초·중·고교와 지역교육청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2천89명에 달한다.

하지만 전국의 1만1천729개 초·중·고교 가운데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된 곳은 1천781개교로 15.2%에 불과하다.

전문상담교사가 없는 학교가 아직도 10개교 중 8개교 이상인 셈이어서 증원이 급한 상황이다.

이 교사는 전문상담교사로 근무한 지난 7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살을 시도했던 중학교 남학생을 10여 차례 상담하며 학교 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운 일을 꼽았다.

사회에서 '문제아'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수많은 학생을 만나 가슴속에 감춰둔 고충과 그들이 처한 사정을 들여다본 이 교사는 '문제의 근원은 늘 가정에 있다'고 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거의 예외 없이 가정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면서 "가정의 중심은 부부인데 결국 부모가 행복해야 가정이 안정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대부분의 위기학생 사례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학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로 학생 본인은 물론 가족과 친구, 교사 모두가 불행해지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 현실에 대해 이 교사가 내놓은 제언은 간단명료했다.

"정말로 자녀를 위한다면 부모가 먼저 어떻게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하세요. 부모가 행복해지면 안정된 정서와 기운이 자녀에게 그대로 전달돼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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