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불문화상 안은미 "할머니 막춤에는 100년 역사가 담겼다"

2016. 4. 3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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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문화상 수상한 무용가 안은미(파리=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할머니 막춤은 단순한 막춤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100년 몸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할머니들의 춤을 통해 이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올해 한불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안은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교관클럽에서 열린 한불문화상 시상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춤에 담긴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안무가이자 현대 무용가인 안은미는 작년 9월 '현대무용의 성지'인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파리시립극장) 대극장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공연했다.

당시 할머니와 함께한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청소년이 등장하는 '사심없는 땐쓰', 중년 남성이 주인공인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 3부작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호평받았다.

1999년 만들어져 올해 16회를 맞은 한불문화상은 프랑스에서 한국문화예술을 알리고 나아가 양국 문화 교류에 크게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다.

올해 한불문화상 수상자로는 안은미를 비롯해 한국문학 번역가 노미숙과 알랭 제느티오, 파리 시립 영화기관 포럼 데 이마주(Forum des Images)가 선정됐다.

다음은 문답 요지.

-- 한불문화상 수상 소감은.

▲ 공연하는 중에 이메일로 수상 소식을 들었다. 유럽에서 첫 상을 받으니까 좋다. 프랑스에 3년간 왔다 갔다 하며 공연했는데 해 온 일에 대한 보상이라 기분이 남다르다.

-- 프랑스에서 3년 동안 공연해왔는데 한국과 프랑스에서 공연을 해보면서 느낀 차이점은.

▲ 한국에서는 극장 예술, 문화 예술에 관한 관심이 프랑스나 유럽보다 작다. 프랑스인에게 극장을 찾는 것은 삶의 일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스타 위주의 공연인데 이곳에는 좋은 공연에 언제나 관객이 든다. 3년 공연을 하니 팬들이 생기고 팬들이 내 공연을 따라 이동하기도 한다. 작품에 반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보러오는데 이런 관객층이 부럽다.

-- 안은미의 춤은 막춤, 뻔뻔한 댄스로 알려졌는데.

▲ 내 춤은 삶의 경계와 틀을 부수는 망치 역할을 한다. 할머니들과 '막춤' 작업을 했는데 이는 막 추는 춤이 아니다. 할머니가 살아온 100년 역사가 춤에 담겨 있으며 이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지금 추는 춤, 삶의 감정과 역사를 얘기하는 것이다.

-- 프랑스 관객의 반응은 어떤가.

▲ 공연이 끝나면 관객을 무대로 초대한다. 관객에게 무대로 나오라고 하면 물결처럼 온다. 한국 할머니랑 함께 춤을 춘다. 국경이 없는 순간이다. 비상식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유럽인들은 놀란다. 살아있는 춤에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

-- 외국인들과 언어가 아니라 몸으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데.

▲ 춤은 말이 안 통해도 손을 잡고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언어다. 한순간에 대화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매력이 있다.

-- 안은미의 춤을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 이 시대 어떤 언어로 관객과 만나는가가 저의 화두다. 제 무용은 한국문화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할머니 춤에는 역사가 담겨 있다. 내가 외국 관객에게 듣는 최고의 찬사는 "한국에 가고 싶다", "한국 브라보"이다. 한국을 모르는 외국 관객이 이렇게 말할 때가 가장 기뻤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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