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안의 70대, 끝없는 '장애인 고아 사랑'..라이언스씨, 기금 마련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 나서

전주=김용권 기자 2016. 4. 29. 04: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테리 라이언스씨가 장애인 고아들을 돕기 위한 777㎞ 걷기 모금운동에 나선 뒤 전주천변을 걷다 잠시 앉아 쉬고 있다.

“모든 아이들은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고아들, 특히 장애를 가진 고아들은 우리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쉽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모아주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전북 전주의 한 영어학원에서 17년째 강사로 일하는 캐나다인 테리 라이언스(71·사진)씨가 장애인 고아들을 돕기 위한 777㎞ 걷기 모금운동에 나섰다.

라이언스씨는 지난 25일부터 나흘째 배낭 하나 메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다. 배낭 뒤엔 ‘장애 고아들을 위한 기금 마련 777㎞(Fund Raising for handicapped Orphans)’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그는 출국 전 하루 20㎞씩 닷새간 전주천변을 돌며 워밍업을 했다. 라이언스씨는 비행기를 타기 전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 모금운동의 뜻을 알렸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만약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의 장애인 고아 사랑은 2010년 시작됐다. 당시 선천성 난치병을 앓던 박에스더(7)양을 알게 된 그는 박양을 돕기 위해 마라톤에 참가했다. 무릎 수술을 받아 뛰지는 못했지만 걸어서 42.195㎞를 완주했다(국민일보 2010년 5월 11일자 보도).

이후 영아원에 있던 7개월∼5세 남자 아이 3명도 함께 돌보기로 하고 해마다 5월 ‘사랑의 마라톤 걷기’를 했다. 이를 통해 매년 400만∼5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아이들을 도왔다. 키 80㎝에 몸무게가 10㎏에 불과했던 박양은 이제 소녀로 자랐으나 시력을 거의 잃을 상황에 처해 있다. 소아암을 앓던 박모군은 안타깝게도 2년 전 눈을 감았다.

다음 달 20일 귀국 예정인 라이언스씨는 배낭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휴대폰이나 카메라도 갖고 가지 않았다. 모든 경비는 스스로 마련했다.

28일 새벽 온윤주 학원장의 휴대폰에 낯선 문자가 찍혔다. “Doing well in Brugos now(지금 브루고스에서 잘하고 있다).” 온 원장은 라이언스씨가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빌려 보낸 것으로 짐작했다(후원계좌 전북은행 524-21-0630599. 예금주 테리 라이언(박에스더)).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