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이동 가능한 '턱·계단 없는 건물 지도' 나온다

김현정 기자 2016. 4. 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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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학부 김찬기씨 "모두에게 물리적 장벽 없었으면"
사회적 기업 '배리어윙스' 대표 김찬기씨. © News1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 친구 역할로 휠체어를 탄 여의사가 나오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좋았어요. 드라마가 장애인의 에피소드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 그런 장애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된 것 같아서요."

사회적 기업 배리어윙스 대표 김찬기(24)씨는 사업의 의의에 대해 이 같이 운을 뗐다. '척수성근육위축증'을 앓아 1급 지체장애를 얻은 김씨는 장애인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기업을 만든 1차적인 목표라고 했다.

배리어윙스는 턱과 계단이 없어 휠체어 이용자, 노인, 유모차를 미는 사람들도 이동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건물·상점 정보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한계없는 지도, 무한궤도 서포터즈'를 통해 서울 시내 배리어프리 장소 1200곳의 정보를 모았고, '캔고(Can-go) 서포터즈' 운영을 통해 2000곳의 장소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김씨는 2014년 서울대 장애인권동아리 '턴투테이블'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서울대 경제학부에 재학 중인 그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서울대입구역, 낙성대역 주변 등 학교 주변 지역의 배리어프리 지도 만들기에 착수했고,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싶어 기업까지 만들었다.

김씨는 "휠체어를 탄 사람들은 맛집은 고사하고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을 찾기 힘들다"며 "배리어프리한 장소를 수집하는 것은 스스로도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한궤도 서포터즈'에서 배리어프리 장소를 조사하고 있다.(배리어윙스 제공)© News1

배리어프리 장소는 8가지 항목의 기준에 따라 조사한다. 문 앞의 턱이 일반 신용카드의 짧은 면보다 낮아야 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밖에 엘리베이터의 유무, 화장실 접근 가능 여부, 장애인 화장실 유무 등을 조사하고, 가게 내부와 출입구·엘리베이터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이렇게 모은 서울지역 배리어프리 장소 정보는 올해 7~8월 경 출시 예정인 '캔고(Can-go)'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 될 예정이다.

캔고는 특정 지역의 은행, 카페, 편의점 등 원하는 편의시설을 검색하면 배리어프리 장소가 지도에 표시되는 앱이다.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보 추가하기' 버튼을 통해 배리어프리 장소 정보를 올리면 포인트를 지급해 보상하는 등 게임적인 요소도 반영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참여로 전국 각지의 배리어프리 장소 정보가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왜 이런 것을 조사하냐'며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지만 김씨는 모두에게 물리적인 장벽 없는 사회를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휠체어 탄 사람들을 일상생활에서 접하다 보면 그들을 대하는 문화가 바뀔 수 있고, 문화가 바뀐다면 나아가 법과 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회의 평등이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hjkim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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