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혜선 "항상 도전하고 깨어있는 음악인이고 싶다"

2016. 4. 1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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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교회 95주년 음악회 앞두고 인터뷰 "한국 음악인 위한 밑거름 되고 싶다"
백혜선 클리블랜드 음악원 교수(뉴욕한인교회 제공)

뉴욕한인교회 95주년 음악회 앞두고 인터뷰

"한국 음악인 위한 밑거름 되고 싶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항상 도전하고, 모험하는, 깨어있는 음악인이 되려고 해요. 서울대 교수 자리를 놓고 나왔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음악원(Cleveland Institute of Music)의 백혜선(50) 교수와 전화연결이 됐다. 뉴욕한인교회 창립 95주년 음악회와 관련해 인터뷰하기로 약속한 상황에서 백 교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강의 때문에 보통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클리블랜드에 있어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교향악 축제에 참가한 뒤 미국에 들어온 지 1주일밖에 안 됐어요. 빼먹은 강의를 보충하느라 당분간 화요일도 강의해야 합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는 14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강의실에 모아 놓고 하는 강의가 아니라 일대일로 만나 연주를 지도한다.

그는 "자율적으로 열심히 하려는 학생들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서울대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온 데 대해 "후회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스물아홉 살이었던 1995년에 파격적으로 서울대 교수가 돼 주목을 받았지만 10년 뒤 교수직을 놓고 미국 뉴욕으로 왔다.

"전 서울대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어요. 음악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울대라는 타이틀을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싫었어요. 한국에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미국에 와서 내가 음악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시험해 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시작된 뉴욕 생활이 이제 12년째로 접어들었다. 미운 네 살이었던 아들은 이제 9학년(한국 중3)이 됐고 딸도 7학년이 돼 엄마의 손을 덜 필요로 하는 나이가 됐다. 그만큼 백 교수는 맨해튼과 클리블랜드의 이중생활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첼로를 연주하는 아들은 과학고를 다니면서 줄리아드음대 예비학교도 다니고 있다. 딸은 엄마와 같은 피아노를 배우면서 맨해튼음대 예비학교에 다닌다. "피를 속일 수 없나 봐요. 아들은 일반 학생처럼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걱정이에요."

백 교수는 17일 맨해튼에서 뉴욕한인교회 창립 95주년 음악회를 한다. 떠오르는 스타 14명과 교회 성가대로 구성된 합창단을 지휘할 뿐 아니라 직접 피아노를 연주할 예정이다.

장소는 뉴욕한인교회가 교회건물 개축 기간에 예배당으로 빌려 사용하는 브로드웨이 장로교회(Broadway Presbyterian Church). 300명 가량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평소에도 음악회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곳이다.

음악회는 백 교수가 희망해 열리게 됐다. 백 교수가 12년째 이 교회를 다니는 동안 두 번째로 열리는 음악회이다. 하지만 90주년 음악회는 이번처럼 체계적인 준비와 홍보를 거치지 않았다.

백 교수가 음악회를 대대적으로 하자고 한 이유는 뭘까.

"우리 교회는 많은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지휘자 김대진, 성악가 박인수 등 기라성같은 음악인들을 배출해 냈어요. 지금도 잠재된 인재들이 많은데…. 우리 교인들만 즐겨서는 안 되고 일반 교포들에게도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날 음악회는 뉴욕 일원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백혜선의 연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그는 처음에는 역사의식이 없었지만,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이 교회를 다니면서 생겼다고 했다.

백 교수는 "한국 음악인을 위해 밑거름이 되고 싶다"는 말도 강조했다.

"후배나 자라나는 음악인을 잘 지원하고 도와주는 음악인이 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게을러지면 안 되겠죠. 항상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신선한 음악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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