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대신 5만원짜리 원피스, 결혼 비용 아껴 우간다 학교 지었죠"

김선미 2016. 4. 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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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커뮤니티 송주현·나은비 부부교실 4개짜리 초등학교 지어 기부모자라는 비용은 SNS로 모금"연애시절 꿈, 기적처럼 이뤄져"
송주현·나은비 부부는 결혼식 비용을 아껴 우간다에 학교를 세웠다. 스튜디오 촬영을 생략하고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셀프 웨딩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송주현]
지난달 26일 우간다 루웨로 지역에 세워진 초등학교.
새 교실에서 수업 중인 우간다 아이들.

독거노인을 돕는 비영리단체인 나눔 커뮤니티의 송주현(28) 대표와 나은비(25)씨는 지난해 11월 특별한 결혼식을 올렸다. 무료로 빌린 대학교 강당에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대신 5만원 짜리 흰 원피스와 평소 입던 정장을 입고 혼인 서약을 했다. 흔히 하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도 생략하고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셀프웨딩 사진을 찍었다. 이처럼 조촐한 결혼식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아프리카 우간다에 학교를 짓기 위해서였다.

고신대 캠퍼스 커플로 2010년부터 교제해온 부부는 연애시절 버릇처럼 ‘결혼하면 꼭 아프리카에 학교를 짓자’고 말하곤 했다. 학교 시설이 매우 부족하단 소식을 접해서다. 당시엔 ‘이룰 수 있을까’ 싶었던 꿈이 마침내 지난달 현실이 됐다. 우간다 루웨로(Luwero) 지역에 초등학교를 지은 것이다. 교실 4개와 교무실, 화장실이 있는 300여 평의 단층 건물에서 5~11세 우간다 아이들 50여 명이 지난달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설립 계획은 지난해 9월 송씨 부부가 결혼을 결심하면서 본격화했다. 하지만 비용 조달부터 국가 선정까지 막막했다. 이때 떠오른 것이 대학시절 친하게 지낸 우간다 출신 유학생 로다(35)였다. 지난해 유학을 끝내고 우간다로 돌아간 로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반가운 답이 돌아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우간다에서 학교를 운영해줄 만한 분이 있느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깜짝 놀라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목사님인데, 수십 년 간 시골에 학교를 짓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바람을 가지고 기도해왔다는 거에요. 그래서 건축비를 기부할 테니 부지와 건축 허가 등을 알아봐주고 운영도 해달라고 했죠.”

역시나 비용 마련은 쉽지 않았다. 결혼 비용을 아껴 모은 500만원에 축의금 910만원을 합쳤지만 턱없이 모자랐다. 이에 부부는 SNS 등을 통해 취지를 알리고 성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반응은 뜨거웠고 6개월 만에 3000만원이 모였다. 이렇게 마련한 건축비로 1만2000여㎡(약 3000평) 상당의 부지를 마련해 학교를 지었다. 송씨는 “첫 인턴 월급을 전액 기부한 청년부터 캐나다·홍콩 등 해외에서 송금해주는 분들까지 많은 이들이 동참해줘서 이뤄낸 기적”이라고 말했다. 건물을 짓고 남은 땅에는 바나나·망고나무 등을 심었다. 작물이 자라면 아이들에게 급식으로 제공하거나 판매해 수익금으로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부부는 연애 시절에도 함께 봉사활동을 해온 ‘나눔 커플’이었다. 학생회장이었던 송씨가 우연히 학교 행사에서 새내기였던 나씨를 보고 반해 연락처를 수소문한 뒤 ‘밥 한 끼 먹자’고 보낸 문자가 교제의 시작이었다. 그 뒤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말벗도 돼주면서 데이트를 했다. “대학시절부터 살던 자취방에서 신혼을 시작했지만 저희는 하나도 고되지 않아요. 우리만 행복하지 말고 소외되고 아픈 이웃들에게 사랑을 나누면서 살자고 다짐했으니까요. 저희 정말 천생연분이죠?”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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