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km 비행기 타고 와 한표 행사한 호주의 한국 청년

2016. 4. 4. 10: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퍼스에서 시드니 찾은 손영수씨 "투표 꼭 하고 싶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호주 서부 퍼스에서 시드니까지 4천㎞의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와 4·13총선 재외투표에 참여한 손영수(34)씨가 투표용지와 항공권을 들고 있다. <<주시드니 총영사관 제공>>

퍼스에서 시드니 찾은 손영수씨 "투표 꼭 하고 싶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서부도시 퍼스에서 최대도시 시드니까지 약 4천㎞의 거리를 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와 투표한 청년이 화제 인물로 떠올랐다.

퍼스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손영수(34)씨는 지난 2일 주시드니 총영사관(총영사 이휘진) 내에 마련된 4·13총선 재외투표 투표소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퍼스에는 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은 탓에 손씨는 멜버른이나 캔버라, 시드니에서나 투표할 수 있었는데 항공요금이나 소요시간은 큰 차이가 없고 비행편이 자주 있는 시드니를 찾아왔다.

손씨는 퍼스에서 이날 오전 5시30분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에 도착해 바로 투표소로 향했다. 시드니는 첫 방문이라 투표소까지 찾아가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손씨는 연합뉴스에 "투표를 안 하면 뭔가 마음에 걸릴 것 같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신을 시드니까지 이끌었다고 말했다. 거창하게 사명감이라고까지 말하기보다는 투표를 하면 결국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했다.

특히 10일 전에 휴대폰과 함께 300 호주달러(27만원)를 분실해 한때 마음에 갈등이 있었지만, 오히려 내 형편에 따라 편리한 대로 투표를 한다거나 포기하기보다는 힘들수록 꼭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주변 동료들이 '네가 투표를 해봤자 바뀔 게 없다'며 만류했지만, 손씨는 "투표는 결국 나를 위한 일이며 내가 당장 혜택을 못 받더라도 자식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는 말로 설득을 했더니 동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라고 전했다.

이날 새벽 자신의 숙소에서 공항으로 나올 때는 일면식도 없는 한인 청년의 도움을 받았다. 퍼스 한인 사이트에 시드니에 같이 갈 사람이 있는지, 저렴하게 공항까지 차량으로 데려다 줄 수 있는지를 묻는 글을 올렸는데 마침 새벽에 일이 끝나는 청년이 흔쾌히 무료로 공항까지 태워다 주었다.

손씨는 공항까지 자신을 태워준 사람도 "투표는 하고 싶지만,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 가고 싶어도 못 간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손씨는 지난해 12월 워킹홀리데이 비자(워홀러)로 퍼스에 와 바쁘게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중앙선관위에서 파견된 이인희 재외선거관은 "손씨를 비롯해 많은 한인이 시간과 경비를 들여가며 투표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고 감동했다"며 "한국에서는 5~10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투표소가 있으니 모두 선거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 '골육종 투병' 쇼트트랙 노진규, 끝내 하늘나라로
☞ 연천군 가정집서 주부 성폭행하려 한 부사관 검거
☞ 하루는 페라리 하루는 벤츠...236억 번 30대男의 '최후'
☞ 화성 '속옷 차림 사망' 40대 여성, 사인은 '저체온사'
☞ '시끄럽다' 2살 아들 입막아 숨지게 한 엄마…징역 8년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