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사건까지 끝까지 추적"

김성환 2016. 4. 4.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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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도 될 범죄는 없다] 박진우 경찰청 수사국장

태완이법 통과후 273건 재수사

용인 아내 살해 등 35건 해결

“시민들 제보가 결정적 단서”

지난해 7월 국민들의 관심 속에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일명 ‘태완이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경찰은 이후 장기미제사건 수사팀을 확대 개편, 장기미제사건 273건을 추적 중이다. 한국일보는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10개의 사건을 재추적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동시에 수사경찰 및 범죄피해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환기하고자 한다.

박진우 경찰청 수사국장은 3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드라마 ‘시그널’에 나온 것과 달리 장기미제사건 수사는 녹록지 않다”면서도 “망자와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살인이라는 중죄를 저지르면 분명 처벌받는다는 사회정의를 세우기 위해 마지막 남은 한 사건까지 추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 국장과의 일문일답.

-경찰에게 장기미제사건은 어떤 의미인가.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면에서 살인사건은 중범죄다. 반드시 범인을 검거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것이 경찰의 신념이다. 하지만 일부 사건의 경우 다각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유족 여러분들께도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최근 15년간 살인사건 검거율은 96.5%이고, 장기미제로 남아있는 것은 3.5%(273건) 정도다. 미제사건 대부분은 발생 당시 가능한 수사력을 총동원했던 사건이다. 이를 다시 수사한다는 것은 그 만큼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태완이법 통과 후 경찰은 2011년부터 활동하던 지방청별 장기미제사건팀을 확대ㆍ개편해 주요 사건을 재수사 중이다.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미제사건 중 해결 가능한 사건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장기미제사건 수사 성과는 있었나.

“미제팀 신설 이후 현재까지 2004년 서울 영등포 불법대출영업 공범 살해 암매장 사건, 2006년 경기 용인 보험금 수령 목적 졸음운전 위장 부인 살해 사건, 2008년 용인 채권자 생매장 살해 사건 등 35건의 크고 작은 미제사건들을 해결해 왔다.”

-드라마에서 다뤄진 장기미제사건과 현실 수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범인 검거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현실의 형사들은 드라마 속 형사들의 열정적인 모습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것은 드라마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드라마와 달리 현실에서는 단서도 부족하고 시간이 오래될수록 증인과 목격자 기억도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몇 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장기미제사건 해결에는 시민들의 제보도 중요한데.

“사건 해결에 있어 국민들의 제보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고 있다. 신고ㆍ제보자에게는 신고보상금 지급은 물론 신원도 철저하게 비밀로 보장하고 있다. 한국일보를 통해 전달되는 미제사건과 관련해 사소한 내용이라도 있다면 적극적인 제보를 부탁 드린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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