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크루'처럼.. 창의적 청년정책 만들어요"
청년정책을 직접 만들겠다며모인 ‘청년정치 크루’ 소속 대학생들. 모임을 만든 대학생 이동수 씨(왼쪽)는 “각자 정치 성향은 다르지만 청년정책을 직접 만들어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을 보호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
대학생 이동수 씨(28)는 지난해 여름 한 케이블TV 채널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을 보다 문득 ‘힙합의 크루 문화를 정치에 접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힙합의 세계에서 크루(crew)는 평소 각자 다른 무대에서 활동하지만 큰 공연이나 대회를 앞두고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손을 잡는 그룹을 일컫는다.
취업을 준비하던 이 씨는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친구 7명과 함께 지난해 8월 ‘진짜 청년정책’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모임의 이름은 ‘청년정치 크루’. 그 후 대학생, 취업준비생인 이들은 평소에는 학업이나 취업 준비 등 각자 일을 하면서 종종 모여 머리를 맞대고 청년들을 위한 대책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크루를 결성한 이유는 기존 정치권에도 ‘청년대표’라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청년을 보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씨는 “크루의 목표는 진짜 청년들인 우리가 청년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법으로 가공해 정치권에 파는 ‘정책 소매상’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칫 정치색이 짙어져 기존 정치권을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시선도 이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청년정치 크루에 모인 8명은 정치 성향은 각각 다르지만 청년정책을 직접 만들어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을 돕겠다는 뜻은 하나예요.” 실제로 이들은 정의당 정책공모전에 ‘취업준비생 보호법’을 출품해 우수상을 타기도 했고, 새누리당에는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정당을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직접 만든 법안의 국회 통과를 보는 것이다. 더 많은 청년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온라인 투표도 준비하고 있다. 외부의 도움 없이 홈페이지 제작부터 정책 홍보까지 다 해내야 하지만 이들의 표정에선 의욕이 넘쳐 보였다. “우리가 하는 일들이 곧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청년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우리, 청년들이니까요.”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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