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언어 통·번역..이주민 돕고 일자리도 만들죠"

유명한 2016. 3. 1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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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통·번역 조합 '링크' 출범"말 안 통해 힘든 이들 입과 귀 될 것"
링크 통·번역 협동조합을 만든 이하연·남인선·마낭안·이수연·한아름씨(왼쪽부터). [사진 협동조합]

정부가 보내주는 긴급 재난경보 문자조차 읽지 못하는 이주민(移住民)이 많아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입과 귀가 돼 줄 겁니다.”
지난 10일 결혼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출범한 ‘링크 이주민 통·번역 협동조합’의 테스 마낭안(46) 이사장이 밝힌 포부다. 링크조합은 국내 최초로 이주여성들이 직접 운영하는 통·번역 협동조합이다. 현재 조합원은 필리핀·베트남·네팔·중국 출신 이주여성 4명과 한국인 3명 등 모두 7명으로 다음달부터 본격활동에 들어간다.

필리핀 출신인 마낭안 이사장은 1993년 11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이주해와 부산 대연동에 살고 있는 ‘이주민 1세대’다. 필리핀에서 영어 과외를 하던 그는 어학연수를 온 남편을 만나 사랑을 키웠다. 막상 이주는 했지만 한국 생활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말이 통하지 않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그는 “남편은 한국에서 ‘안녕하세요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막상 와서보니 혼자서 시장도 가지 못할 정도로 일상 생활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처럼 비슷한 말은 더 구분이 어려웠다. 높임말과 반말도 골칫거리였다. 도움을 구할 다문화가정 지원시설도 없었다. 그는 “말이 통하지 않아 외로웠고, 남몰래 많이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96년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그는 이주민 인권단체 ‘이주민과 함께’에서 발행하는 영어신문 감수를 맡으면서 한국어 실력이 빠르게 늘었다. 기사를 번역하며 배운 지식을 토대로 부산·경남 이주노동자들을 돕는 통역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그러다 2013년 ‘이주민과 함께’가 부설기관으로 개설한 비영리단체 ‘링크’에서 통·번역 업무를 했다. 링크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통역 서비스와 교육활동을 무료로 제공하는 단체였다.

마낭안은 ‘지속적으로 더 많은 이주민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링크 센터장으로 일하던 한아름(35)씨와 의기투합해 협동조합을 만들기로 했다. 중국 출신 남인선(39)씨와 네팔 출신 이수연(40)씨, 베트남 출신 이하연(29)씨가 동참했다. 출자금 500만원도 마련했다. 링크조합은 필리핀어·네팔어·캄보디아어·미얀마어·몽골어·우즈베크어 등 10개 언어를 통·번역해준다. 영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 등 4개 언어는 연구논문 수준의 전문적 통·번역도 가능하다고 한다.

통역 서비스를 원하는 이주민·기업·기관 등이 전화 또는 방문예약을 하면 신청 당일 조합원이 동행해 통역서비스를 해줄 예정이다. 이주민이 병원·출입국사무소·법원 등을 방문할 때 제공하는 ‘공익 통역’은 무료다. 또 기업·기관 등에서 신청하는 ‘비즈니스 통역’비용은 업계 기준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한아름 조합 전무는 “공익사업과 수익사업을 병행하면서 이주민들이 질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업 인증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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