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시향 부지휘자 최수열 "준비 부족했던 말러 교향곡 6번 아쉬워"

장지영 기자 2016. 2. 2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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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정기연주회 호평에 대한 소회.. 올해 직접 제안한 '음악극장' 주목
한국 클래식계의 차세대 간판 지휘자로 꼽히는 최수열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는 도전적인 프로그래밍 실력과 현대음악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을 가졌다. 올해 그의 제안으로 시작된 서울시향의 ‘음악극장’은 클래식과 연극을 결합한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서울시향 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 최수열(37)은 한 달 남짓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다. 그는 지난달 16∼17일 서울시향의 올해 두 번째 정기공연에서 정명훈 전 예술감독을 대신해 말러 교향곡 6번 연주를 무리 없이 해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부담감이 생긴 듯했다.

그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향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의 단독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지휘자마다 화려한 데뷔를 꿈꾸지만 당시 상황은 서울시향의 건재를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공연에 대한 칭찬은 연주 자체보다는 서울시향에 대한 응원의 성격이었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솔직히 말러 교향곡 6번은 어려운 곡이라 좀 더 경험이 쌓인 뒤에 하고 싶었다. 당시 제게 주어진 시간이 1주일밖에 되지 않아 준비가 부족했고 그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은 연주였다”고 밝혔다.

한국 지휘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최수열은 2010년 독일의 세계적인 현대음악 연주단체 앙상블 모데른의 아카데미(IEMA) 지휘자 부문에 동양인 최초로 선발돼 1년 동안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2013년 9월 차세대 지휘자 발굴을 위한 정 전 감독의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발탁됐다. 현대음악시리즈 ‘아르스 노바’를 비롯해 서울시향에서 연간 20회 정도를 지휘하고,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콘서트도 4년째 이끌어 오고 있다.

그는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KNUA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의 ‘음악극장’ 시리즈 두 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향이 올해 새롭게 선보인 ‘음악극장’은 클래식에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전반부에는 배우들의 연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오케스트라의 발췌 연주가 더해지고, 후반부는 오케스트라만의 연주로 전곡을 감상하게 된다. 그가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정화’(1월 22일) ‘맥베스’(2월 25일) ‘돈키호테’(7월 1일) ‘그림자 없는 여인’(8월 4일)이 4회에 걸쳐 공연된다.

그는 “슈트라우스 교향시들이 대개 20분이 조금 넘는 편인데, 음악회에서 서곡으로 쓰이기에는 애매하고 메인으로 놓기엔 좀 짧다”면서 “슈트라우스가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잘 연주되지 않기 때문에 ‘음악극장’을 통해 좀 더 관객들과 친숙하게 만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극장’뿐만 아니라 ‘리허설룸 콘서트’와 ‘창고 음악회’ 등 서울시향이 근래 들어 내놓고 있는 새 형식의 공연도 최수열이 제안한 것이다. 그는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역할은 기본적으로 예술감독의 성격에 따라 많이 다르다. 정명훈 선생님의 경우 살갑게 가르치지는 않지만 다양한 기회를 주는 편이다. 특히 당신의 조수로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게 했다”면서 “이로 인해 처음에는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저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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