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여왕' 마사 스튜어트 제친 '韓食 여왕' 세계가 클릭

뉴욕/최보윤 기자 2016. 2. 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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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쿨' 제3 한류 뜬다] [2] 뉴욕의 유튜브 요리 스타 '망치' 2007년 시작해 구독자 86만명.. 조회수는 마사 스튜어트의 3배

"하이 에브리원, 아임 망치! 투데이 위 윌 메이크…."

긴 인조 속눈썹에 커다란 머리핀, 게임 주인공 같은 얼굴에 통통 튀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뉴욕 맨해튼 도심 타임스 스퀘어 근처 아파트 주방에서 파를 종종 썰고, 마늘을 다듬고, 채소를 조물조물 무쳐내는 솜씨가 야무지다. 컴퓨터 혹은 휴대폰으로 그녀를 시청하는 전 세계 팬들의 손이 바빠진다. "열흘 동안 이 프로만 기다렸어요. 제 유일한 낙!" "망치! 제 엄마가 돼 주세요!"

'망치'로 불리는 김광숙(에밀리 김·59·사진)씨는 유튜브 최고의 스타 요리사다. 불고기, 김치, 소고기뭇국, 순두부찌개, 빈대떡 등 한국 요리가 그녀의 주 무기다. 요리 학교는 한 번도 다녀본 적 없지만 '엄마 손맛'으로 세계를 사로잡았다. 2007년 4월 개설한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월 현재 86만명이 넘고, 누적 조회 수는 1억회에 육박한다. 미국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가 2006년 8월 문을 연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17만여 명에 누적 조회 수 3300만건 수준. 뉴욕 타임스가 지난 6월 망치를 미국 가정식(家庭食)의 여왕이자 전설인 줄리아 차일드(1912~2004)에 비유하면서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전라도 여수에서 태어나 광주와 서울에서 자란 그녀는 1992년 미국으로 건너와 한인여성회 등에서 이민자 상담 일을 했다. 9년 전 컴퓨터를 전공하는 아들의 권유로 유튜브에 요리 영상을 올렸다. "맛있는 걸 먹으면 조리법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요. 이북 출신 친구에게선 빈대떡을 배우고, 경상도 친구에게선 닭 강정을 배웠지요."

열흘에 한 번씩 영상을 올리면서 시청자의 호응도 더해졌다. 생일 미역국으로 여자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영국인 남성, 한국식 치킨으로 회사 파티의 최고 스타가 됐다는 미국의 신입사원…. 하루에도 수백 통의 사연 메일이 온다.

"미국 사람들이 마늘을 싫어한다고요? 이탈리아 음식, 멕시코 살사에 마늘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데요. 인이 박인다는 말처럼 우리 음식 한번 맛보면 중독이 된답니다. 요즘엔 어디서 알았는지 불닭, 짜장면 같은 거 해달라고 요청들을 해요."

어지간한 건 미국에 다 수입되니 식재료 공수에 어려움은 없다. 한국의 식품 회사, 조리 기구 회사에선 제품 협찬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 정부에서도 요리 시연을 해달라고 수시로 연락이 온다. '미안하지만' 단칼에 거절한다. '노출에 신경 쓰면 자신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내가 최고는 아니다"고 했다. "한국 음식 찾는 이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한국 식재료도 찾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K푸드 시장이 커지니까요. 판을 크게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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