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대 '작은 거인'의 세상을 향한 첫 걸음

권현수 기자 2016. 2. 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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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학경제 권현수 기자]

나사렛대학교 멀티미디어학과 김현승씨가 선천성 골형성부전증 희귀병 딛고 학사 학위 받게돼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김현승씨는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혼자 걸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어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툭하면 뼈가 부러지는 탓에 철심을 뼈에 삽입하는 수술을 30회 이상 받았다. 잦은 수술 때문에 전신마취로 마취에 빠져드는 순간 온 몸의 얼얼함과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후유증으로 남아있다. 종아리, 허벅지, 척추, 양 팔에 박힌 철심은 평생 그가 몸에 지니고 가야할 짐이다.

외출이 불가능했던 13살의 김씨와 똑같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동생은 96년 첫 시행된 재택교육을 함께 받으며 남들보다 늦게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중학교 과정도 3년간 일주일에 이틀, 2시간씩 재택교육으로 마치고 그해에 신설된 포항 두호고등학교에 진학해 누구보다 열심히 학업에 임했다.

중화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부모님도 건물주의 압력과 건강상의 문제로 터전을 잃고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지하며 생활을 해오던 터라 대학진학은 포기하고 졸업 후 5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동생이 나사렛대 경영학과를 국가장학금과 성적우수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 혜택으로 학비 걱정 없이 졸업하는 것을 보고 김 씨도 용기를 내 28살이 된 2012년, 나사렛대 멀티미디어학과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대학 생활이 만만치만은 않았다. 비장애학생들과의 경쟁, 늦은 나이, 약한 체력, 심리적 불안감 등은 그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였다.

외적인 조건들은 극복할 수 없었기에 그는 이를 악물었다. 그 결과 학년 전체 수석 등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4년 내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교내외 경진대회와 공모전 등 무려 6개의 상을 휩쓸었다.

또한 창업동아리에서 팀장을 맡으며 ‘휠체어 정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Lin&Co 이미지연구소 SNS 자문, 아디다스 코리아 장애인 친화 쇼핑 공간 만들기 워크샵 자문 등 대외적으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오는 16일 나사렛대에서 학사학위를 수여받는 김 씨는 졸업과 동시에 (재)행복한웹앤미디어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는다.

김씨는 “장애인도 충분히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며 겸손해야 한다”며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준비돼 있어야 한다. 꿈을 품고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며 포부를 밝혔다.

권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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