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아픈 아이들, 노래로 위로해 주고 싶어요"

2016. 2. 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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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12세 이소정양 음원 출시.. 수익금 전액 환아들 위해 쓰기로
[동아일보]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나보다 더 아픈 아이들이 내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3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한빛맹학교에서 만난 시각장애아 이소정 양(12·사진)의 목소리는 맑고 편안했다. 웃는 모습도 예뻤다.

태어날 때부터 희귀난치질환인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을 앓아온 이 양은 고려대 구로병원 병원학교가 희귀난치질환 및 장애 환아를 위해 제작한 음반 ‘아름다운 세상’의 메인 보컬을 맡았다. 이 학교는 희귀난치질환, 운동장애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환아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2008년에 설립됐다. 이 양은 낯선 기자의 방문에 다소 수줍어했지만 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 양은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듣고 부르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돌아볼 정도로 잘 불렀다. “노래 잘하는 아이가 있다”는 입소문이 나 지금껏 동요와 CCM(기독교 음악)을 50곡 이상 불러서 녹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이 양에게 특별하다. 자신보다 더 아픈 아이들을 위해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세상’ ‘그 사랑이 있기 때문에’ 등 음반에 수록된 노래 4곡은 모두 고려대 구로병원 병원학교의 김원철 사회복지사와 CCM 가수 최덕신이 작사, 작곡한 것으로 긴 투병과 병원 생활로 지쳐 있는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내용이다.

이 양은 “가사가 예쁘면서도 희망적이라 좋았다”며 “노래를 부를 때 내가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을 아픈 친구들이랑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세 자매 중 맏이인 이 양은 동생들을 잘 챙기고, 학교에서도 자신보다 장애가 더 심한 친구들을 살뜰히 돌본다고 한다.

이 양의 꿈은 시각장애 성악가인 안드레아 보첼리 같은 가수가 되는 것. 자신의 이름으로 된 음반도 내고 무대에도 서고 싶다고 한다. 작곡에도 재능이 있는 이 양은 본인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며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번 음반의 음원과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은 4일부터 멜론이나 소리바다 등 음원사이트에 공개된다. 음원 수익금은 전액 병원학교 아이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또 ‘그 사랑이 있기 때문에’의 일부는 동아닷컴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 사랑이 있기 때문에’ 노래 듣기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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