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8세 소녀, '발레의 나라' 불가리아를 홀리다

2016. 2. 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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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소녀가 불가리아를 홀렸다.

한국의 차세대 발레 스타 이수빈(18·한국예술종합학교 2)이 소피아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공연의 주역 발레리나로 나섰다.

"발레를 좋아하는 불가리아 사람에게 이수빈은 이미 유명인이에요." 사라노라 크리스테바 소피아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어린 발레리나를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이 찾은 것이 의외라는 반응에 고개를 흔들며 이렇게 답했다.

이수빈은 2014년 불가리아 바르나에서 열린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3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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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국립발레단 2년 연속 주역 이수빈
[동아일보]
관객과 소피아발레단 관계자들은 이수빈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불가리아 현지 언론에서도 이수빈의 공연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사라노라 크리스테바 발레단 예술감독은 “내년에도 꼭 무대에 주역으로 세우고싶다. 다만 그 전에 다른 발레단에서 이수빈을 단원으로 스카우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소피아국립발레단 제공
18세 소녀가 불가리아를 홀렸다.

지난달 29일 불가리아 소피아오페라극장. 한국의 차세대 발레 스타 이수빈(18·한국예술종합학교 2)이 소피아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공연의 주역 발레리나로 나섰다. 그의 춤 동작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졌다. 2시간 반의 공연이 끝나고 커튼이 닫히자 1000여 명의 관객 대부분이 기립박수를 보내며 ‘브라보’를 외쳤다. 27, 29일 두 차례 열린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 “불가리아에서 이수빈은 유명인”

“발레를 좋아하는 불가리아 사람에게 이수빈은 이미 유명인이에요.” 사라노라 크리스테바 소피아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어린 발레리나를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이 찾은 것이 의외라는 반응에 고개를 흔들며 이렇게 답했다.

이수빈은 2014년 불가리아 바르나에서 열린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3관왕에 올랐다. 그랑프리 수상자가 배출된 것은 1964년콩쿠르 출범 첫해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볼쇼이발레단 전 예술감독 이후 50년 만이다.

이수빈이 출전할 당시 콩쿠르 최종 라운드는 저녁 황금시간대에 불가리아 전국에 생방송됐다. 크리스테바 예술감독은 “많은 불가리아인이 그의 연기와 우승 장면을 시청했다”고 말했다. 발레단은 지난해 ‘백조의 호수’ 공연을 올리며 이수빈을 주역 무용수로 초청했다. 이 발레단에서 아시아인이 주역으로 등장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김선희 한예종 무용원장은 “현지 관객이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공연은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소피아국립발레단이 다시 그를 초청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어린 나이에 저런 표현력 놀라워”

“정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워요. 공연 내용이 아니라 더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죠.” 공연을 마친 뒤 이수빈은 공연 전보다 더 생기 넘치는 표정이었다.

지난해 생애 처음으로 전막 공연의 주역으로 나선 그는 1년 만에 다시 주역으로 나선 것에 대해 ‘부담 반 기대 반’이었다. “지난해에는 마냥 좋았다면 이번에는 부담이 컸어요. 다시 초청해준 만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걱정이 더 앞섰던 것 같아요.”

그는 한국 발레계의 대표적 영재로 꼽힌다. 지난해 17세 나이로 한예종에 영재 학생으로 입학해 출전한 콩쿠르마다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디미타르 디미트로프 바르나국제발레콩쿠르 조직위원장은 “콩쿠르 당시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떠오른다. 다들 이수빈이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런 표현력과 연기를 펼칠 수 있는지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부터 밤 12시까지 발레에 매달리는 연습벌레다. 자신의 공연 영상을 수없이 돌려보며 문제점을 찾아낸 뒤 고치기를 반복한다. “대학생이라도 미성년자라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요. 친구들은 고3이라 만나기도 힘들어요. 그래서 연습에 매진하는 것 같아요.”

10대의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룬 그에게 자만심이 들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초심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해외 공연에서 칭찬을 많이 받으니 우쭐해지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발레를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요.” 그가 조만간 세계적인 발레단에 입단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닌 듯했다. 이미 그는 ‘발레 한류’의 중심에 서 있다.

::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는 ::

1964년 출범한 세계 최초의 발레 콩쿠르로 미국 IBC콩쿠르, 모스크바 콩쿠르, 파리 콩쿠르, 로잔 콩쿠르와 함께 세계 5대 콩쿠르로 꼽힘.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러시아), 실비 기옘(프랑스), 모리시타요코(일본) 등의 세계적 무용수가 이 콩쿠르를 통해 발굴됨. 한국 무용수 중 박세은(2010년 시니어 금상) 김기민(2010년 주니어 금상) 최영규(2006년 주니어 은상) 등이 수상.

소피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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