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가 싫어서"..만화 그려 공부해 고려대 합격

2016. 1. 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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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씨 '이색 학습법'으로 화학과 수시합격
만화 학습법으로 고려대에 진학한 김태한씨
김태한씨의 만화 학습 메모

김태한씨 '이색 학습법'으로 화학과 수시합격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원래는 과학 과목이 많이 약했어요. 과학이 이해력이 좋아야 하고 암기도 필요한 과목이거든요. 그런데 이 방법을 썼더니 이해가 쉬웠어요."

만화와 같은 유희를 줄이고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고들 하는 대입 수험생 시절 거꾸로 만화를 열심히 그린 덕택에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있어 화제다.

17일 고려대에 따르면 경북 문경 문창고등학교를 졸업한 김태한(20)씨는 만화로 개념정리를 하는 이색 학습법으로 이 대학 화학과 수시모집 융합인재전형에 합격했다.

무턱대고 외우는 것을 싫어하는 김씨는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거나 암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관련 내용을 정리해 직접 만화로 그린다.

예를 들어 DNA가 잘 이해되지 않으면 실제 DNA의 구조식을 그려놓고 인물을 등장시켜 꼭 기억해야 할 것을 하나씩 짚어주는 식이다.

김씨는 고려대에 입학 원서를 내면서 자기소개서에 자신만의 '카툰 스터디' 학습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금속의 반응성이나 각종 실험 과정을 하나하나 만화로 묘사하면서 화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는 설명이 입학처와 면접관들의 눈에 띄었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만화를 그리는 데 학습 시간을 많이 빼앗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아무리 집중력 좋은 학생이라도 공부하다 보면 힘들거나 딴 생각이 드는 시간이 있게 마련"이라며 "그 시간에 잠깐 A4 용지를 꺼내서 만화를 그리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씨는 "물론 만화를 그리다 보면 거기 빠져서 집착하게 될 때도 있다"며 "그래서 만화를 그릴 때의 규칙을 따로 정해뒀다"고 말했다.

우선 만화 하나 당 6∼8컷으로 분량을 정했다. 컷이 늘면 그리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학습을 위해 만화를 그린다는 본말이 전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은 최대한 작게, 반면 말풍선은 크게 해서 내용을 많이 담은 것도 김씨가 설정한 규칙이다.

직접 만화를 그렸기에 기억해야 할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는 데다 복습할 때 그 만화를 다시 보면 반복학습이 된다는 것이 카툰 스터디의 장점이다.

이를 제안한 것은 김씨의 아버지였다. 김씨가 평소 암기를 싫어하는 데다 '와이(Why)?'나 '내일은 실험왕' 등 학습만화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는 "직접 만화를 그리면서 공부하면 어떻겠냐"고 제의한 것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어요. 시도하기가 꺼려지기도 했고요. 아버지 제안이니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했는데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잘 외워지고 저도 모르게 암기가 됐어요."

특히 과학처럼 이해하면서 암기해야 하는 과목에서 효과를 많이 봐 안정적으로 높은 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김씨는 강조했다. 평소 과학 과목이 약했던 김씨가 과학에 맛을 들인 것도 이 덕분이다.

그는 "앞으로 화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국가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전공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지금은 생화학이나 유기화학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화와 관련된 일을 할 것 같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만화에 관심은 많지만 그림을 잘 그리거나 코믹한 구성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쉬운 길은 아닐 것 같다"고 답했다.

김씨는 대학에서도 리포트를 쓰는 와중에 필요하면 만화를 그리면서 암기하는 자신만의 학습법을 종종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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