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만 순박한 아이들..끌어안으면 행복해져요"

2016. 1. 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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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서 봉사하는 박병숙 수녀..천주교 '생명의 신비상 수상'
네팔 성 바오로 이동진료소 활동하는 박 말다 수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네팔 성 바오로 이동진료소 활동으로 천주교 생명의 신비상을 수상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의 박병숙(말다) 수녀가 14일 서울 명동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본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터뷰 하는 박 말다 수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네팔 성 바오로 이동진료소 활동으로 천주교 생명의 신비상을 수상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의 박병숙(말다) 수녀가 14일 서울 명동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본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네팔서 봉사하는 박병숙 수녀…천주교 '생명의 신비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부모가 술에 절어 내쳐진 아이들이 그렇게 환하게 웃는 겁니다. 가난하고 힘겨워도 순박한 아이들이 쫓아와서 안기면 생명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이 느껴져요."

네팔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서 현지 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성 바오로 이동진료소의 박병숙(말따) 수녀는 15일 서울 중구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랑과 감사를 강조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가 2009년 네팔에 세운 성 바오로 이동진료소는 지난 1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인간 생명을 수호하고 생명 존엄의 문화를 알린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생명의 신비상'을 수상했다.

진료소 설립 때부터 네팔에서 지내고 있는 박병숙 수녀는 상을 받기위해 잠시 귀국했다. 박 수녀는 "지치고 힘들 때면 네팔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도 있다"면서 "이런 날은 계속 성찰하고 마음이 아파서 다음날 사과하고 다가간다"고 고백했다.

성 바오로 이동진료소는 포카라의 빈민가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여성 대부분이 만 16세 이전에 결혼하는 조혼 풍습이 만연해 있고 무분별한 피임과 낙태, 영유아 방치 등의 사회문제가 심각한 편이다. 한국에서 파견된 수녀들은 구급상자를 들고 방문 진료를 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더럽고 위생적이지 못한 주거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수녀원에 데려와 먹이고 씻겼어요. 처음에는 네다섯 명이었는데 금세 20∼30명이 됐고, 이럴 바엔 공부방을 차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 진료소 공부방에는 약 120명의 아이들이 찾아오는데, 영어를 비롯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박 수녀는 한 여성이 가난 때문에 관광호텔에 떠맡기듯 보낸 어린아이를 다시 찾아왔던 일을 가장 보람됐던 기억으로 꼽으면서 "거리를 걷다 보면 안타까운 일을 당하고도 진료소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자주 돌아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네팔은 인도에서 넘어온 사람이 많아 대다수가 힌두교 신자다. 60년전 천주교 예수회가 들어가 학교를 지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기독교는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다른 공동체의 뒤에서 이삭을 줍는다'는 마음을 강조하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의 네팔 이동진료소 역시 선교를 위해 세워졌지만 구석구석을 방문해 좋은 일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수녀는 생명의 신비상 수상 소감을 묻자 "인간의 한계 안에서 제대로 (봉사)했는지 부끄럽고 송구하다"면서 "하느님이 주신 은혜 안에서 여러 단체와 후원자들이 일을 하도록 도와줬기 때문에 그들이 상을 받아야 한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이제는 음식을 주고 치료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자립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후배들이 와서 자리를 잘 잡으면 언제든지 한국으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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