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청소년에게 따뜻한 쉼터를" 모금 나선 10대 소녀

최종권 2016. 1. 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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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 자녀, 가출 청소년 위한최대 3년 중장기 쉼터 건립 목표소셜 펀딩 사이트에서 비용 모금한 달 만에 235명이 600만원 기부
최민아양이 지난달 10일 청주시 중앙 공원에서 쉼터를 상징하는 집 모형을 들고 있다. [사진 좋은교육협동조합]

충북 청주의 한 청소년 쉼터에 있는 10대 소녀가 여성 청소년 중장기 쉼터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에 나섰다. 최민아(15·가명)양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오는 11일까지 한 소셜 펀딩 사이트에 ‘살아남을 용기, 집만 있어도 괜찮아!’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건립비용 모금과 함께 정기 후원자를 찾고 있다. 이 펀딩에는 지금까지 235명이 600여 만원을 냈다.

 최양의 최종 목표는 쉼터를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 여성 청소년이 최대 3년까지 머물 수 있는 중장기 쉼터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충북도가 운영하는 중장기 쉼터는 남성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성과 남성 청소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단기 쉼터는 최대 9개월까지만 거주할 수 있다. 쉼터는 대부분 지자체가 만들어 민간 기관에 위탁 관리한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대부분 단기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부모 이혼 등의 이유로 가출한 청소년이 숙식하며 생활지도를 받는다.

 최양 역시 지난해 7월부터 청소년 단기 쉼터에서 지내고 있다. 2012년 여름 지체장애인인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으로 요양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오갈 데가 없어졌다. 새어머니가 있었지만 아버지가 입원하면서 이혼한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최양은 쉼터에 입소하기까지 3년 동안 친척집을 전전했다.

 최양은 지난해 10월께 중장기 쉼터 준비계획서를 만들었다. 이어 교육관련 사회적 기업 ‘좋은교육협동조합’을 찾아 소셜 펀딩을 제안했다. 최양은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응원 댓글을 달고 후원해 주시겠다는 분이 많아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모금 페이지에는 “10대 소녀의 당찬 꿈이 이뤄졌음 좋겠다”는 등 반응이 뜨겁다. 최양은 오는 14일 모금된 돈 일부로 후원의 밤 행사를 열기로 했다. 모자란 쉼터 건립비용을 내줄 정기 후원자를 모집하기 위한 행사다. 기부자에게 선물로 줄 캐릭터 베개와 무릎 담요도 준비하고 있다. 최양은 “행사에 많은 분이 와서 뜻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이시종 충북도지사, 김병우 충북교육감, 이승훈 청주시장 등 주요 인사를 초청해 쉼터 청소년의 사연을 들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양은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에 대한 문제에도 관심이 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잘 마치고 앞으로 청소년 관련 단체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양은 후원의 밤 행사가 끝나면 쉼터 설립 준비위원회 구성, 사무실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본인 요청에 따라 사진은 공개하되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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