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작가들과의 소통..예술 매개적 기능 짚을 것"

입력 2015. 12. 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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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마리아 린드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7월 선임뒤 공동체 참여예술 구상
협의 과정 중시…아직 주제 안 정해
“예술이 가진 힘 보여주는 데 주력”

“예술은 스펀지와 같은 구실을 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가 꽉 짜내면 흡수했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배어나오는 것이지요. 내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이런 예술의 속성과 능력이 미래에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그가 풀어낸 말들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중년의 스웨덴 출신 기획자는 자기가 추구하는 예술에 대한 주관이 뚜렷했고, 준비중인 전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곧잘 드러냈다. 내년 9~11월 열리는 한국 최대의 국제미술제인 11회 광주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은 마리아 린드(49)의 첫인상이다. 지난 7월 총감독에 선임된 뒤로 별도 기획팀을 꾸려 광주 시민, 작가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참여 예술 작업을 구상해온 그가 3일 낮 서울 도심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린드는 세계, 사회, 공동체가 만나는 매개로서의 예술을 강조하면서 머릿속에 그린 내년 전시의 윤곽을 털어놓았다.

“우리 삶을 복합적으로 아름답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예술 외에 또 뭐가 있을까 싶어요. 그동안 예술 주변부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았지만, 예술 자체에 대한 논의는 간과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번 비엔날레에는 시민, 작가들 사이에 교육 프로그램과 현장 방문 등의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만들어 예술의 매개적 기능을 짚어보려 합니다.”

이런 독특한 관점 때문인지 이번 비엔날레는 아직 주제를 정하지 않았다. 과거 감독선임 뒤 곧장 주제를 정했던 것과 달리 전문가, 대중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 주제의 윤곽을 드러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그는 이날 간담회 뒤 서울 홍익대 홍문관 가람홀에서 열리는 ‘11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선정을 위한 ‘오픈 포럼’에 참가해 고은 시인, 김우창 고대 명예교수 등과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란 화두를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큐레이터란 말의 라틴말 어원 자체가 ‘배려, 돌봄, 보살핌’의 뜻이 있어요. 예술은 사회의 일부일 때 더욱 존재가치를 드러낸다는 것이고, 예술 스스로가 시적이고 정치적이며 사회적, 개인적일 수도 있는 영역이라는 거죠. 광주 특유의 역사적 유산과 지역성, 그리고 동시대의 공동체적 화두를 끌어내기 위해 예술이 가진 힘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려 합니다.”

린드는 스톡홀름대학에서 예술사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2011년부터 지금까지 스톡홀름 텐스타 콘스트할 디렉터로 재임하면서 공동체와 예술의 관계를 천착하는 전시들을 기획해 주목을 받았다. 광주와는 2010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 워크숍 발제자로 참가해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2013년에는 광주비엔날레의 국제 큐레이터 코스 지도교수를 역임하는 등 감독 취임 전부터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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