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부터 새로운 인생" 62세에 이름 바꾼 CEO
'무냐무냐' 브랜드로 아동용 내의를 생산하는 지비스타일 박용주(朴容周) 대표는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메인비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단체장이다 보니 참석해야 하는 행사도 많고 만나는 사람도 많다. 중소기업계의 '마당발'이다. 그는 요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이제 두 살인 박용주입니다. 명함 받으시죠"라고 새로 인사를 건넨다. 1954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로 62세인 그가 스스로 '두 살'이라고 하는 것은 "60년 인생은 이미 지나갔고, 그 이후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새 인생을 위해 최근 개명(改名)까지 했다. 원래 이름은 박칠구(朴七求)였다. 일곱째 막내라서 받은 이름이다. 박 대표는 "5개월 전 첫 손주가 태어나 이름을 지으러 가면서 나도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결심을 확고히 하기 위해 개명했다"고 말했다.
그가 유독 60 이후의 새 인생을 강조하고 개명까지 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의 공식 학력은 중졸. 그 학력으로 울산 섬유회사를 거쳐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모은 돈으로 창업해 매출 700억원이 넘는 중소기업을 일구었다. 혼자서 경영학, 인문학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고, 관련 강좌도 찾아서 듣는 편이라 그는 중소기업 CEO들 가운데서도 박식한 인물로 통한다. 하지만 학력 이야기만 나오면 움츠러들었다고 한다. 메인비즈협회장을 맡으라고 할 때도 학력이 거론될까 우려해 여러 차례 고사하다 받아들였다.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학원 새벽반을 다녔고, 외국 출장 길에도 수험서를 갖고 가서 호텔방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15년치 기출문제를 달달 외다시피 해 결국 지난 8월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는 "기업체와 연계해 전공과정을 운영하는 서울의 한 대학에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60 이후의 인생은 사업도 열심히 하면서 배움에도 맹진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회사도, 자식도 많이 키워놨으니 이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앞으로 10년 동안 공부에 매진해 70세에는 '무냐무냐' 브랜드를 성공시킨 얘기로 박사 학위를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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