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언 "파리 테러에 분노.. 평화위한 음악 활동 멈추지 않을 것"

2015. 11. 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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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국투어 콘서트-새 앨범 내는 재일교포 음악가 양방언 씨
[동아일보]
최근 서울 청계천로에서 만난 재일교포 음악가 양방언. 1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고은 시인과 함께 ‘평화에 목마르다’ 콘서트를 연 그는 “음악이 경계를 넘어 세상에 다른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갈수록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그곳에서 테러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고 분노와 상실감이 더욱 큽니다.”

음악가 양방언(55)은 최근 일어난 프랑스 파리 테러를 보는 심정이 남다르다. 테러 사태가 일어나기 불과 며칠 전 거기서 평화 기원 콘서트를 열었기 때문이다. 그는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본부에서 이달 1일 유네스코 창설과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을 축하하며 고은 시인과 협연했다. 195개 유네스코 회원국 대표단을 비롯한 500명이 넘는 관객은 그날 시인의 ‘그러나의 노래’ 낭독과 양방언의 음악이 끝나자마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시 낭송에 맞춰 악단을 지휘하면서 피아노 연주까지 하느라 크게 긴장했지만 어느 때보다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거든요.” 그는 작년부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평화예술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양방언은 오래전부터 음악에 인류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다. 2002 부산 아시아경기 주제곡 ‘프런티어’부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폐막식 축하곡 ‘아리랑 판타지’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다. 최근 서울 청계천로에서 만난 양방언은 “(테러 사태를 보고) 평화를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가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고 했다.

재일교포인 양방언은 다음 달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콘서트에, 17일엔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의 유네스코 기부공연 무대에 참가한다. 짬짬이 그는 1996년 솔로 데뷔 후 처음 하는 전국 순회공연을 이어간다. 제목은 ‘에볼루션 2015’. 10월 제주를 시작으로 다음 달 25일 울산까지, 주로 지방도시의 작은 공연장을 찾는다. 그 와중에 다음 달 중순엔 새 정규앨범 ‘Embrace’도 낸다. 요즘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Embrace’와 ‘No Boundary’가 신작의 주요 곡입니다. 듣는 분들을 보듬는 한편, 그들이 제 음악 안에서 경계 없는 자유로움을 느꼈으면 합니다.”

양방언은 이번 투어와 신작 녹음을 위해 경계를 넘는 파격적인 발탁을 했다. 일본의 18세 여성 드러머 가와구치 센리를 정규 멤버로 합류시킨 것이다. “가와구치 씨는 제 밴드의 주축인 베이시스트 사쿠라이 데쓰오와 마흔 살 차이가 납니다. 명연주자들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빼어난 연주를 하는 것에 깜짝 놀라며 반했어요.”

신작엔 유달리 슬픈 곡이 하나 들어간다. 추모곡이다. 올해 1월 향년 45세로 별세한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주제가 가수 오리가에게 바치는 노래. 오리가의 생전 미공개 녹음을 짜깁기해 양방언이 새로운 곡으로 주조해냈다.

“제가 그의 여러 솔로 앨범에서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고 제 오랜 친구이기도 하죠. ‘당신 목소리는 오로라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다’는 말씀을 늘 드렸어요. 그 목소리에 꼭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관현악을 더해 마지막 선물로 헌정하고 싶었죠. 마침 기적처럼 런던심포니의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녹음이 취소되면서 가까스로 일정이 맞아 현지에서 작업할 수 있었죠.”

양방언은 제주도와 인연이 깊다. 부친의 고향이다. ‘Prince of Jeju’는 그의 대표곡이다. 3년 전부터 매년 여름 거기서 ‘제주 판타지’ 콘서트를 열었다. “하루짜리 콘서트를 내년부터 이틀 이상으로 늘리고 명칭도 ‘제주 뮤직 페스티벌’로 바꾸려 합니다.” 그는 제주도를 동아시아 평화와 화합의 상징적인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

양방언의 새로운 음악은 다음 달 11일 경남 김해, 19일 경기 수원, 24일 부산, 25일 울산에서 만날 수 있다. 02-733-4699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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