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날' 눈길 끄는 이색 소방관들] 홍응기·최은경 소방장
"화재 현장의 어려움을 서로 이해하고 있고 또한 서로 걱정하고 응원해주니 힘이 됩니다."
충북의 베테랑 부부 소방공무원 홍응기(45·소방장)씨와 최은경(38·소방장)씨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소방공무원으로의 자부심과 함께 인생의 동반자가 돼 함께 걸어가고 있음을 감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충북 괴산소방서에서 근무하는 홍 소방장은 화재 현장에서 화마(火魔)와 사투를 벌이는 화재진압대원이고 아내 최 소방장은 이웃 소방서인 증평에서 화재 예방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0년 증평소방서에서 동료 구급대원으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우다 3년 열애 끝에 2003년 부부가 됐다.
홍 소방장은 "우리처럼 소방서에서 함께 근무하다 인연이 돼 결혼까지 한 사례가 극히 드물어 주위에서 큰 축하를 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근 부부소방관이 늘어나면서 현재 충북의 부부 소방관은 44쌍으로 크게 늘었다.
충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힘든 근무 환경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로 호감을 갖게 돼 백년가약을 맺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 소방관들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에 서로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갑자기 발생하는 화재로 긴급 출동을 해야 하고 구조 업무가 3교대로 이뤄지다 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여의치 않다.
홍 소방장은 "3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낮에만 일하는 아내와 근무시간이 다르다"며 "밖에서 개인적 약속이 있는 날에는 일주일 내내 아예 얼굴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홍 소방장은 또 "소중한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며 "아빠·엄마가 소방관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아들과 딸을 보면 더욱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청주=박희윤기자 h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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