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아이들에 새 옷 선물하려 .. 사회적기업 차린 고교생

박진호 입력 2015. 10. 16. 01:26 수정 2015. 10. 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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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봉의고 3학년 한승후 군용돈 모아 '위드사람컴퍼니' 설립유아복 판매량만큼 기부하고아기 배지 수익은 미혼모에 전달
한승후군이 보육원 아이들을 돕기 위해 판매 중인 유아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위드사람컴퍼니]

회사를 설립해 보육원 아이 에게 옷을 선물하고 미혼모 에게는 분유와 기저귀를 건네주는 고 3수험생이 있다. ‘위드사람컴퍼니’ 대표이사인 춘천 봉의고 한승후(18)군 얘기다.

 한군은 지난 3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이 회사를 설립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를 따라 강원도의 한 보육원을 방문한 게 계기가 됐다. 한군은 “보육원에서 유아복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꾸준히 새 옷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한군은 회사를 차리기 위해 꾸준히 자본금을 모았다. 중국에서 이어폰과 의류 등을 수입해 온라인에서 팔아 500만원을 벌었다. 여기에 2년간 모은 용돈까지 합쳐 모두 1000만원을 마련했다. 이 돈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법인 설립을 추진해 지난 4월 등록을 마쳤다. 수익을 내기보다는 봉사를 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한군은 “미성년자라서 회사 설립을 혼자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법정 대리인으로 나서줘서 가능했다”며 “춘천세무서와 법원·농협 등을 오가며 회사 설립 절차 등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드사람컴퍼니’ 임직원은 1인 주주인 한군을 포함해 모두 8명이다. 7명은 한군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온 봉의고 봉사동아리 ‘T.O.P(Think Only people)’ 멤버들이다.

 이들의 첫 사업은 ‘유아복 1 for 1 프로젝트’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1만2000원짜리 유아복 1개를 구입하면 또 다른 하나를 춘천에 있는 애민보육원 등에 구매자 이름으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 유아복 18벌에 이어 추석을 앞둔 지난달 24일엔 25벌이 보육원에 전달됐다. 박복순 애민보육원장은 “신생아 옷을 기증하는 사람은 극히 드문데 고교생들이 아이들 옷을 가져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두 번째 사업인 ‘아기 배지 프로젝트’는 ‘위안부 나비 배지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혼모들을 돕기 위한 사업으로 지난 6월 배지 1000개(개당 2000원)를 생산해 지금까지 800개를 팔았다. 수익금 중 30만원은 지난달 24일 미혼모 보호시설인 ‘마리아의 집’에 전달했다. 강원 지역 6개 학교와 울산 지역 1개 학교 등 7개 학교도 배지 판매와 기부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향기통 프로젝트’는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기획 초기에는 지적·지체장애인이 만든 1만5000원짜리 디퓨저(분사기)와 향초 등을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 복지시설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만들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직원 8명이 직접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지금까지 디퓨저와 향초 60여 개를 팔았다. 수익금은 연말에 장애인 시설에 기탁한다. 한군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위드사람컴퍼니’를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만들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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