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수 교육과정평가원장 "출제오류 대책 믿어달라"

입력 2015. 10. 11. 06:31 수정 2015. 10. 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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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10.11 jieunlee@yna.co.kr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10.11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노재현 기자 =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오는 11월12일 치러질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원장은 지난 8일 서울시 중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수능개선위원회가 마련한 출제오류 개선책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며 "이번에는 '정말 믿어주십시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2연 연속 출제오류 사태가 발생하자 교육부가 꾸린 수능개선위는 검토위원장 신설, 출제위원 및 검토위원 증원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또 김 원장은 문·이과 통합을 골자로 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시대적 요구"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 일문일답.

-- 2016학년도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6월과 9월 모의평가는 쉬웠는데 실제 수능도 이 정도 난이도로 출제되나.

▲ 큰 기준점을 교육과정에 두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2가지다. 첫째 난이도 변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6월 모의평가가 너무 쉽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9월 모의평가는 조금 어렵게 출제되고, 또 본 수능이 조금 어려워지는 상황은 제일 나쁜 것이다. 학생들이 어디에 기준점을 맞출지 알지 못하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6월 모의평가부터 9월 모의평가, 본 수능까지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은 어느 정도의 시험 난이도가 출제된다는 것을 알고 여기에 맞춰서 준비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수능과 교육과정의 조화다. 문제를 꼬고 한번 뒤집고 해서 학생들이 단순히 학교 수업으로 준비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는 교육적이지 않다. 정상적으로 수업받은 학생이 풀 수 있는 문제를 내는 것이 공교육을 살리는 일이다.

-- 모의평가 수준대로라면 수능이 너무 쉽다는 지적이 많은데.

▲ 많은 분이 쉬운 수능이라고 얘기하는데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만점자가 늘어나고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수 있다는 각도에서 말하는 것 같다. 사실 '쉽다, 어렵다'를 얘기하려면 이전과 비교해 성적 분포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만점자를 보면 예전보다 조금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쉽다, 어렵다'를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보다 학생에게 어떤 관점으로 이해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문제를 의도적으로 쉽게 낸다거나 어렵게 내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 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위해 일부 고난도 문제를 포함할 계획은.

▲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 어려운 수학, 영어 문제가 나오면 아이들이 그 한문제를 맞히려고 학습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그리고 그 학습량은 학교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 대학들에서도 변별력 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 모의평가 수준이면 대학들이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일단 수시에서 수능 점수는 등급만 활용되고 최저학력기준도 계속 낮아지거나 없어지는 추세다. 정시에서도 국어, 영어, 수학, 탐구 등 영역별 비중과 가중치가 다르다. 대학들이 수준과 전형방법, 모집 단위에 따라 수십 개의 (전형) 조합을 만들 수 있다.

-- 현실적으로 수험생이나 학부모는 컨디션 문제 등 실수로 한두 문제 틀리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있다.

▲ 시험이 어려워도 한 문제 실수할 수 있고, 문제가 쉬워도 한 문제 실수할 수 있다. 수시에 지원하는 학생이 한 문제를 실수로 틀려서 2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수시 자격을 상실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수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선책이 이미 마련돼 있다. 예를 들면 문과 학생은 제2외국어를 사회탐구 영역의 한 과목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두 문제를 실수한 결과가 정말 결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게 개인적 판단이다. 물론 당사자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 '물수능'이라는 표현도 있고 장기적으로 수능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무용론'까지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 수능이 대입제도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꼭 필요하다. 수능은 쉽게 말하면 패자부활전의 통로다. 1, 2학년 때 많이 놀았던 학생이 내신 성적이 안 나왔다고 해서 대학에 가지 말라고 할수 없다. 내신과 별도로 대학에 가는 통로가 얼마든지 마련돼 있어야 하고 이게 대학들이 가진 생각이다. 아무리 줄여도 수능은 정시 비중의 20∼30%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능 무용론은 지나친 얘기다.

-- 최근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 세부 방안이 발표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앞으로 다른 과목으로 절대평가를 확대해야 한다고 보나.

▲ 다른 과목도 절대평가로 가느냐는 평가원장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소위 말하는 주요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에서 부모의 가정환경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과목이 영어다. 또 영어가 사교육 비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방학에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려면 몇백 만원이 드는데 웬만한 월급쟁이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지역 간 공부 여건의 격차가 제일 큰 과목이 영어다. 대도시는 학원 등으로 영어를 보충해서 공부할 기회와 환경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지만, 농어촌은 그렇지 않다. 영어 절대평가 방식을 놓고 5등급과 9등급 중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려면 5등급이 좋지만 교육부가 대학 전형요소로 활용되는 상황을 감안해 9등급으로 결정했다.

-- 영어 절대평가로 사교육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나

▲ 절대평가로 바꿔서 사교육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에 대해 느끼는 부담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수능이 시행된 지 20년이 됐고 그동안 조금씩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수능을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라고 본다. 마침 2015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교육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뀌니까 수능도 거기에 맞춰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다른 과목으로 절대평가 확대의 필요성, 수능의 영향력을 저하하거나 높일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대학별고사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 지금 대학들은 여러 가지 입시제도를 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부, 논술, 수능 등으로 대학들이 원하는 다양한 전형방법은 보통 4∼5가지 방안에 모두 포함된다. 대입간소화 정책이 2013년 시작됐을 때 대학들의 저항이나 잡음 없이 놀라울 정도로 안착했다. 수능의 변별력이 약해진다고 해서 대학별 고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이른바 상위권 대학이 지금보다 영어에 관한 대학별 고사를 추가로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 평가원은 작년까지 2년 연속 출제오류 사태를 겪었다. 올해 출제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 수능 출제에서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교육정책, 전문가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생긴다. 평가원은 수능개선위가 마련한 여러 가지 제도를 6월 모의평가 때부터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검토위원장 신설, 영역별 출제위원 및 검토위원 강화, 일부 과목의 출제기간 연장, 교사의 참여 확대 등의 개선책이다. 이게 6월, 9월 모의평가에서 정말 잘 돌아갔고 출제위원 선생님들도 좋게 평가하셨다. 문제 오류가 전혀 없었고 이의신청, 심사과정에서 적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정말 믿어주십시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 제일 큰 변화는 출제위원장과 동등한 위치의 검토위원장을 신설한 것이다. 검토위원장이 문항 검토를 자율적으로 통제하고 이끌어 간다. 검토위원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소지는 없어졌다.

-- 교육부는 교과서 검정기관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만약 한국사에서 검정체제를 유지하면 평가원이 맡는 방안을 제시했다.

▲ 지금 검정기관의 일원화를 두고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는데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 역사 교과서의 경우 우리나라에 국사편찬위원회와 같은 권위와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가원에는 역사를 전공한 선생님이 5명 있다. 반면 국사편찬위는 전부 역사를 전공하신 분들 아니냐. 또 수학, 과학 과목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검정을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일원화하면 획일적이고 통합적인 기준으로 교과서를 검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목이 가진 성격과 전문가들의 전문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어떻게 평가하나.

▲ 일부에서는 잘됐다고 평하고 너무 자주 바뀐다는 지적도 있는데 2가지 의견이 다 맞는 것 같다. 교육과정은 한번 정했다고 해서 사회 변화를 무시하고 항구적으로 갈 수 없지만, 너무 자주 바뀌면 선생님이나 학생들에게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2015 교육과정 개정은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문이과 통합을 주장해왔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통합적으로 배우다 2, 3학년에 배운 것으로 평생 '문과 사람'과 '이과 사람'으로 나누는 것은 불합리한 제도다. 이번 교육과정 개편은 정말 필요했고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 취임하신지 6개월이 됐는데 소회와 각오는.

▲ 평가원장으로 취임해 업무를 파악하니까 밖에서 보던 것과 굉장히 다르다. 평가원이 단순히 수능만 담당하지 않고 다른 중요한 일이 많다. 서강대 입학처장으로 일할 때는 대학 관점에서만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체를 봐야 한다. 이제 서울뿐 아니라 산간벽지도 봐야 한다. 과거에 안목이 좁았다는 것을 느낀다. 정말 평가원장이 막중한 자리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평가원장 임기는 3년인데 임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평가원 운영과 국가교육정책의 지속성, 추진력 등을 확보하려면 경영진이 자주 바뀌는 것은 바람직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pcw@yna.co.kr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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