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름다운 우리말에 우리도 놀랐어요"

안중현 기자 2015. 10. 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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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앞두고 우리말 노래 '가나다 같이' 발표 악동뮤지션] 몽골서 자라며 한글 애착 더 커져.. '파니' '윤슬' 등 순 우리말 많이 써 발음에 신경 쓰느라 녹음 거듭 우리카드·YG 참여.. 9일 음원 공개

동네에선 어린 아가들이 도담도담(탈 없이 잘 놀며) 잘 지내고 이웃 형은 파니(아무 일 없이) 논단다. 어여쁜 소년을 깜짝 마주했다면 살랑이는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에 비춰 몰래 얼굴을 빤히 본단다. 〈'악동뮤지션'의 노래 '가나다 같이'에서〉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K 팝스타 시즌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요계에 등장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멤버 이찬혁·이수현)이 지난해 10월 '시간과 낙엽'이라는 디지털 싱글을 내놓은 지 1년 만에 신곡을 선보인다. 위트 넘치는 가사와 순수한 감성을 노래에 담아 호평을 받아온 오누이가 이번에는 오는 9일 569돌 한글날을 맞아 '가나다 같이'라는 노래를 가져왔다. 'ABC송'과 비슷한, '가나다송'이다. 19살인 오빠 찬혁군이 직접 작사·작곡했고, 세 살 터울인 동생 수현양이 함께 노래를 부른다. "처음 작곡을 시작했을 때 출판사에 오랫동안 계셨던 아버지가 순 우리말을 모아서 주셨어요. 저희가 특이한 소재를 좋아하다 보니 어디에 쓸까 고민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쓰게 됐어요. 우리말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찬혁)

'악뮤' 남매는 2008년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로 갔다. 금전적 문제로 몽골에서 학교에는 다니지 못하고 '홈스쿨링'(학교 대신에 집에서 부모에게 교육받는 것)을 했다. 5년여 외국 생활로 고국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 강해진 데다 학교에 다니지 않았던 탓에 언어 특히, 우리말·우리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몽골에선 한국 사람 만나면 진짜 반가워요. 멀리서도 한국 사람은 알아볼 수 있는 걸요. 애국심이 불타오르죠. 저희가 몽골인 또래들과 어울릴 일이 적었기 때문에 언어적인 부분이랄까, 우리말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진 것 같아요."(찬혁)

찬혁군은 '가나다 같이'의 작사·작곡부터 편곡까지 이틀 만에 해냈다. 한마디로 '꽂혀서' 순식간에 머릿속에 구상이 떠올랐다고 한다. 순 우리말을 많이 넣어 한국어와 글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고, 청소년들이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평소의 '악뮤 스타일'에서 벗어나 빠른 템포를 입혔다. 한류 열풍과 함께 우리말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위해 노래 앞부분에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를 집어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예전 송창식의 노래 '가나다라'를 연상시킨다.

"'가나다송'이다 보니 발음에 더 신경이 쓰여서 최대한 또박또박 부르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몇 번이나 다시 녹음했죠. 그냥 흘려듣지 마시고 모르는 단어는 꼭 찾아봐 가면서 의미를 알고 느꼈으면 좋겠어요."(수현)

'가나다 같이'는 우리카드가 '악뮤'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한글날을 맞아 기획한 프로젝트다. 우리카드 이응준 홍보실장은 "'ABC송'은 세 살짜리 꼬맹이도 즐겨 부르는데 왜 '가나다송'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가나다 같이'를 통해 이번 한글날이 생활 속에서 한글 사랑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카드와 YG는 '가나다 같이' 출시를 계기로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는 노인들이나 해외 이주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사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만큼, '가나다 같이'를 적극 홍보해 '한글'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높여볼 계획이다. '악뮤'의 새 노래 '가나다 같이'는 9일 유튜브와 우리카드 홈페이지, 그리고 YG SNS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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