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니.. 한복은 내 운명"
"구식으로 치부돼 안타까워… 멋쟁이 젊은이들 많이 입길"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79·사진) 씨가 40년 '한복 인생'을 회고하는 전시회를 연다. 23일부터 오는 10월 9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바람, 바램'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이 씨가 해외 패션쇼에서 선보인 컬렉션 40여 벌을 비롯해 족두리, 버선, 꽃신 등 개인적으로 수집한 유물을 함께 선보인다. 또한, 이 씨의 작품을 소재로 미디어 아티스트 박제성과 사진작가 김중만이 작업한 설치물과 사진도 전시된다.
개막에 앞서 21일 오후 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씨는 40년 한복 외길을 '운명'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자신이 평범한 주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 디자이너로 살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나는 '운명적인' 한복 디자이너였다"고 밝혔다.
이 씨는 1993년 국내 디자이너 최초로 프랑스 파리 프레타 포르테(기성복) 쇼에 참가해 한복을 알렸다. 2010년에는 세계 패션계 최고의 무대인 파리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 쇼에서 한복을 소재로 한 컬렉션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날 한복의 탁월함과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씨에 따르면 한복의 아름다움은 '색의 조화'에서 나온다. 서로 다른 색의 옷감을 덧대어 바탕색이 은은하게 표출되도록 하는 기법은 한복에만 있는 특징이다. 또 평면 재단인 한복이 사람 몸 위에서 자연스럽게 여유 구조를 만드는 것도 서양 의복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복을 하면 우주도 디자인할 수 있다. 한복은 그런 힘이 있는 옷"이라며 "한복이 마치 구식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옛날 옷 계속 입는다고 한복이 발전하지 않습니다. 시대에 따라 변해야지요. 세련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봐줬으면 좋겠어요."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메종드이영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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