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폰지밥·호빵맨 꿈꾸는 '브레드'와 '밀크'의 아빠

이창명 기자 2015. 9. 18. 07: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지환 몬스터스튜디오 대표 "성인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제작이 꿈, '미생' 같은 이야기 담고 싶다"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정지환 몬스터스튜디오 대표 "성인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제작이 꿈, '미생' 같은 이야기 담고 싶다"]

최근 해외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올랭피크 마르세유 소속 공격수 미키 바추아이(벨기에)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수 앙트완 그리즈만(프랑스)이 스폰지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두 선수는 그라운드 안에 스폰지밥이 그려진 속옷을 입고 나올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명품이나 스포츠 브랜드 백팩이 아닌 스펀지밥 캐릭터 가방을 메고 다닌다.

1999년 미국에서 탄생한 스폰지밥은 지금도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20대들에게 인기 캐릭터 상품이다. 스폰지밥에 푹 빠져 있는 그리즈만과 바추아이도 각각 91년생, 93년생이다. 어렸을 때 익숙한 캐릭터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는 키덜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호빵맨도 13년째 일본 넘버원 캐릭터를 놓치지 않고 있다. 키덜츠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스폰지밥이나 호빵맨 같은 국민 캐릭터가 없어 해외 캐릭터가 장악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만난 정지환 몬스터스튜디오 대표(34)는 스폰지밥이나 호빵맨 같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신용보증기금의 크리에이티브 챌린저 공모전에서 어른들을 위한 캐릭터 '브레드'와 '밀크' 라는 웹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대상을 수상했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캐릭터를 공개한 것이 불과 두 달인데 벌써 4군데서 상을 받았다. 이날 인터뷰도 아직 캐릭터 상품을 만들기도 전이어서 노트북 화면에 캐릭터 그림을 띄워서 촬영이 이뤄졌다.

"스폰지밥 같이 성인들도 좋아하는 캐릭터와 컨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시도들이 없었어요. 대체로 너무 어린 친구들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나 콘텐츠가 많다보니 청소년이나 성인으로 시장이 이어지질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동물이나 로봇, 자동차 같은 소재부터 제외하고 빵과 우유, 소시지 같은 친근한 소재를 가지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신선했다는 평가를 들은 것 같아요."

정 대표가 만든 캐릭터는 빵인 '브레드'와 우유인 '밀크' 가 이발소에서 일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아직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만으로 충분한 매력을 뿜어낸다. 이미 캐릭터 상품 출시를 위한 투자까지 받았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캐릭터만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스폰지밥을 보면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요. 미국드라마 '오피스' 처럼 성인들도 공감이 가는 에피소드가 너무 좋더라고요. 파업문제라던가 직장상사와의 갈등 같은 것들이 스폰지밥이라는 캐릭터를 통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그래서 그의 캐릭터인 '브레드'는 이발소 사장, 밀크는 브레드와 노예 계약을 맺은 종업원이 기본 설정이다. 아직 제작 단계이긴 하지만 정 대표는 이 캐릭터를 통해 임금갈등이라던가 성형수술 같이 사회적으로 예민한 부분들을 끄집어내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의 '미생'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른들도 공감하고 청년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그려낸 이야기를 제가 만든 캐릭터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극적으로 꾸며낸 이야기보다는 '브레드'와 '밀크'를 통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담아내보려고 합니다. 힘겹게 사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보려고 하구요. '미생'이 그래서 명작이 아닐까요?"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