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500번 헌혈한 허명씨 "69세까지 헌혈 위해 건강 관리도 하지요"

유명한 2015. 9. 1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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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원 격주로 찾아, 총 25만㏄ 기록주사 안 꽂힐 정도로 피부 딱딱해져

“처음 헌혈을 할 땐 무척 떨렸지. 그런데 막상 하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더라고. 죽음의 문턱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난 헌혈을 계속할 거야.”

 울산에서 33년간 헌혈을 한 허명(60·사진)씨의 말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근무 중인 허씨는 지난 13일 헌혈의 집 울산 성남동 센터에서 500번째 헌혈을 했다. 울산적십자혈액원에 따르면 이는 영남권에서 최다 헌혈 기록이다. 전국에서는 네 번째로 많다.

 허씨가 1982년부터 지금까지 헌혈한 양은 총 25만㏄에 이른다. 병원에서 중환자 한 명을 수술할 때 4000㏄가량 수혈하는 것을 고려하면 62명 이상의 중환자에게 도움을 준 셈이다.

 허씨는 2003년 200회 헌혈 기록으로 ‘울산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평생 봉사활동에 몸담은 사람들을 위한 대통령 주재 청와대 오찬에 지역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전남 목포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허씨는 1977년 현대중공업(당시 현대조선소) 취직을 위해 울산으로 이사했다. 어느 날 시장을 보기 위해 울산시 중구 옥교동에 간 허씨의 눈에 부산에서 온 혈액원 차가 들어왔다.

허씨는 “당시만 해도 울산에는 혈액원이 없어 부산에서 혈액원 차가 와서 위급한 환자가 있다며 헌혈을 호소했다”며 “그런데 ‘헌혈을 하면 죽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하루 1~2명만 헌혈할 정도로 참여율이 낮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날 생애 첫 헌혈을 했다. 혈액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후 그는 중동 파견근무를 다녀온 4년을 제외하고 1982년부터 줄곧 거의 격주로 헌혈을 해왔다. 헌혈증은 모두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잦은 헌혈 탓에 그의 팔은 피부가 딱딱해져 주삿바늘이 잘 꽂히지 않고 혈관도 찾기 힘들다. 헌혈 때마다 상당한 고통이 뒤따른다. 하지만 그는 “그런 고통을 참아낼 만큼 헌혈은 가치 있는 일”이라며 “철저한 건강 관리로 법이 허용하는 69세까지 헌혈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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