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캄보디아의 흔한 잡초가 30년뒤 인류를 구할 수도"

세종 2015. 9. 14.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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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연구 분야, 조성현 한림대 캄보디아 식물상 탐사팀장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생물다양성 연구 분야, 조성현 한림대 캄보디아 식물상 탐사팀장 ]

"생물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지금은 전혀 쓸모없이 느껴지는 종들 하나하나가 나중에는 인간에게 소중한 자원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등산복 차림에 검게 그을린 얼굴, 탐험가의 모습을 한 조성현 한림대학교 캄보디아 식물상 탐사팀장(35)의 표정과 말투는 확신으로 가득했다. 동남아시아 오지에서 식물을 채집하는 일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인 동시에 미래 국가 경쟁력 확보에도 필수적인 과제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 단 두 명뿐인 캄보디아 식물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 중 한 명으로 현재 한림대 생물학과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 추진하는 생물다양성 공동조사(현재 생물자원 공동개발)를 통해 2009년부터 캄보디아 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대두되는 시기에 최전선에 나서 유용생물자원 확보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조 팀장은 "식물다양성 연구가 제대로 안되면 보존을 할 수가 없고, 보존을 못하면 유용성을 발견해 인간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할 수도 없다"며 "처음에는 식물을 채집하고 표본으로 만드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주변의 시선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이 밀림을 헤쳐 발견한 새로운 캄보디아 식물은 한국으로 보내져 유용성을 분석하게 된다. 유용성이 확인된 식물은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나아가서는 약물로 활용될 수 있다. 조 팀장은 식물 채집과 분류를 통해 산·학·연 협의체로 구성된 팀플레이의 근간을 맡고 있는 셈이다.

식물연구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대학교 2학년 봄 강원도 인제 방태산으로 떠났던 단체 채집. 조 팀장은 "당시 이른 봄이었음에도 방태산이 온통 꽃으로 뒤덮인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며 "원래는 곤충을 전공했지만 식물의 다양성에 반해 연구 분야를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캄보디아의 울창한 밀림에서도 척척 식물들의 종류를 구별할 수 있을 수준이지만, 2009년 초창기만 하더라도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조 팀장은 "동북아 아스파라거스 연구를 하다가 캄보디아에 넘어가게 됐는데,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며 "길가의 어떤 식물도 알지 못하니 모두 채집해 확인했고, 그렇게 6년 넘게 연구를 해서 이제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사이클론, 독충, 일사병 등 식물 탐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도 많지만, 조 팀장은 캄보디아에서 많은 가능성을 읽고 있다. 조 팀장은 "현재는 많이 저평가 됐지만, 캄보디아의 생물다양성 잠재력은 상당하다"며 "이 나라의 식물상을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유용생물자원도 많이 확보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이 캄보디아에서 체계적인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에 못지않도록 제대로 한번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동우 기자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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