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미술'을 찾아가세요

정유진 기자 2015. 9. 1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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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포더블 아트페어' 램지 대표] 11~13일 서울행사 위해 방한 적정 가격과 친절한 설명으로 예술과 대중 잇는 '소통의 장' "한국, 좋은 작가·갤러리 많아"

"갤러리에 갈 때마다 손님인데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직원들이 자기 할 일만 하니 그림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도 물어보지 못했어요. 마치 그림 소매업을 하는 곳 같았어요. 옷 가게에선 그런 대접 안 받잖아요. 그래서 내가 미술계에 뛰어들어 미술을 대중적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죠."

윌 램지(46) '어포더블(Affordable) 아트페어' 대표가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터 전시장을 가득 채운 갤러리 부스들을 보며 말했다.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누구나 미술 작품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1999년 런던에서 시작된 후 뉴욕·밀라노 등 14개 도시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다. 작품은 주로 100~5000달러(12만~594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으로 왔다. 11~13일 DDP에서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 2015(AAF)'가 열린다.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에선 50만~1000만원 정도 가격의 작품이 팔린다.

서울 행사를 위해 방한한 램지 대표는 "한국은 좋은 작가와 작품, 갤러리가 많아 미술 시장이 탄탄하다고 느꼈다"며 "미술 문화가 성숙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고가뿐 아니라 실용적인 가격대의 작품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미술을 전공한 그는 5년 동안 직업 군인으로 살았지만 갤러리를 자주 방문했다. 그러나 대중에게 갤러리는 딱딱한 곳이었고, 미술품 소장은 부유층만의 문화인 것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런 문턱을 없애고 싶어 1996년 '딱딱하지 않은 갤러리'를 모토로 런던에 갤러리를 열었다. 합리적인 금액과 함께 작가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그림 옆에 붙였다. 이후 그는 영국의 아트페어에 참가하려 했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1999년 어포더블 아트페어를 만들었다. 런던 '배터시 공원' 텐트에서 열린 페어에 갤러리 87개가 참여했다. 그는 "1만명 넘는 사람이 찾아왔고 큰 수익을 냈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예술을 즐기고 싶은 대중의 갈증은 예상보다 더 컸다"고 했다.

그는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미술과 대중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장"이라며 "관객들은 미술과 사랑에 빠져 돌아가고, 작가들은 그림을 팔아 작업에 대한 동기 부여를 얻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그가 처음 소장한 작품은 18세 때 러시아 모스크바의 벼룩시장에서 산 무명작가의 그림이다. 그는 "작가 인지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른다"며 "훗날 내가 산 작품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만 그것도 다 삶의 기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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