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란 직업의 해답, '오렌지 마말레이드'에서 찾아"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인터뷰]'오렌지 마말레이드' 석우작가 "직업관 확립한 작품…재미요소 파악해 도전"]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백마리 역)과 배우 여진구(정재민 역)의 러브라인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뱀파이어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이 웹툰은 2011~2013년 네이버를 통해 연재될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단행본 작업과 드라마 방영이 모두 끝나니 후련한 느낌이에요. 이젠 홀가분한 마음으로 차기작 구상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웹툰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석우 작가(본명 정석우)에게 이번 드라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웹툰 속 캐릭터들이 실제 배우로 재탄생해 움직이는 모습 그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석우 작가는 "드라마 제작 제의를 했던 여러 곳 중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한 제작사와 판권 계약을 맺었다"며 "영상화는 작품의 생명력이 연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석우 작가는 뱀파이어인 여자주인공 백마리를 통해 인간의 차별이란 감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절대적이고 신비로운 존재가 아닌 인간과 대부분 특성이 비슷한 뱀파이어 캐릭터를 만들었다. 갈등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문제는 남자주인공 정재민을 뱀파이어에 대한 반발이 극심한 인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그는 "평소 고민, 갈등 등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는 편이다"며 "그런 노력들이 캐릭터와 시나리오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석우 작가 스스로 만화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 작품이다. 석우 작가는 "이 작품을 연재하면서 작가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며 "대사, 연출, 그림 등 모든 분야에서 허투루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만화가라는 직업이 맞는지와 작가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었다"며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통해 어느 정도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웹툰이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선 "과거에도 좋은 실력을 갖춘 작가들은 많았다"며 "웹툰이라는 매체가 생겨 좀 더 쉽게 데뷔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작가들이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작품의 완성도가 크게 향상됐다"며 "웹툰의 인기가 많아지니까 자연스럽게 다른 콘텐츠로 만들려는 시도가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우 작가는 웹툰의 성공적인 영상화를 위해선 작품의 재미요소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기본적으로 왜 이 작품이 인기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각색을 너무 많이 하면 웹툰의 재미요소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 작가가 열린 사고로 영상화에 참여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웹툰 작가 지망생들에겐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실력을 쌓은 뒤 데뷔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라는 것. 석우 작가는 "대중성을 무시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며 "대중성을 갖추고도 작가의 가치를 이어나가되, 자신만의 틀에 갇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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