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정을 선물해요" 충주 자유시장 카페지기 박혜영씨

이성기 2015. 8.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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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뉴시스】이성기 기자 = 정이 있고 사람 냄새나는 충북 충주 자유시장에 추억을 선물해 주는 카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젊은 시절 즐겨 들었던 노래, 바쁜 일상에 묻혀 사는 현대인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자유시장을 찾으면 추억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소시민의 삶의 터전인 자유시장은 2013년 가을 대형할인점의 매서운 공세를 극복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소비자 힐링공간인 '자유카페'를 열었다.

자유시장상인회가 운영 관리하는 자유카페는 단체의 이익보다는 시민에게 환원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카페가 차려지기 전 찜질방이 문을 열었고, 뒤이어 라디오 부스까지 갖춘 카페가 문을 열면서 종합고객 쉼터가 됐다.

자유카페에서는 다양한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전해주는 추억의 음악 DJ 박혜영(46)씨가 추억을 선물해 주고 있다.

'언니 칠순 축하해요', '병상에 있는 친구와 함께 듣고 싶네요', '시험 끝나고 휴식하러 왔어요. 친구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등 쉼터를 찾는 사람들의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들려준다.

"이제는 팬도 많이 생겨서 자주 오는 고객의 신청곡은 기억했다가 선곡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더없이 즐거워들 하시죠.

박씨의 얘기다.

박씨는 그날의 핫이슈나 생활에 유용한 정보, 건강상식, 자유시장 관련 정보, 충주의 여러 소식 등을 함께 전해 준다.

방송멘트에 맞는 선곡과 음향 엔지니어까지 오롯이 1인 3역의 고된 작업이지만, 미리 와서 기다려 주는 고마운 고객의 사연을 접하면 그 고됨은 즐거움으로 바뀌고도 남는다.

수원에서 이사 왔다는 한 시민은 "수원시장에도 없는 음악 DJ 부스가 충주에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그녀의 목소리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홀로 사는 어느 할머니는 운동 삼아 자유시장을 늘 산책하면서 삐뚤빼뚤한 글씨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신청한다.

즐거운 음악과 좋은 글에 대한 보답으로 행운의 네 잎 클로버 10개와 함께 신문에 난 사진을 코팅해 온 고객도 있고, 어느 노신사는 귤 한 상자를 사와 쉼터 고객들에게 돌리기도 한다.

쉼터는 꾸준히 이용객이 늘어 장날(5·10일)에는 300명가량이 오고 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년간 수많은 가슴 따뜻한 사연과 함께 한 박씨는 "추억이 그립고 지나간 시간 속 자신이 그리워지면 주저하지 말고 충주 자유시장으로 오면 된다"며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쉼터 같은 이곳 충주자유시장에서 추억을 선물해 드리겠다"고 했다.

sk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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