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보도 협박하는 日우익에 굴복안해"
고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했던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했던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57)는 13일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동북아역사재단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세력의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 ‘전쟁과 폭력의 세기의 여성을 생각하다’에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우에무라 씨는 김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기 사흘 전인 1991년 8월 11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통해 할머니의 증언을 한국 언론보다 먼저 아사히신문에 보도했다. 이후 일본 우익들로부터 끊임없는 협박과 공격을 받아 왔다. 지난해 1월 우익 성향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우에무라 기자의 위안부 증언 기사는 날조”라고 보도한 뒤 협박이 더 극심해졌다고 한다.
지난해 3월 아사히신문을 퇴사한 그는 교수로 임용될 예정이던 대학에 “우에무라를 임용하지 말라”는 e메일과 협박 전화가 이어져 결국 임용이 무산됐다. 심지어 그의 열여덟 살 딸에 대한 협박도 시작됐다. 딸의 이름을 거론하며 “네 아버지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일본인이 고생을 했나. 자살할 때까지 몰아 댈 수밖에 없다” 등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올 2월에는 딸이 다니는 학교에도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장이 날아왔다고 한다.
요미우리나 산케이 등 보수 성향의 신문이나 혐한(嫌韓) 잡지들도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인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그의 기사를 왜곡된 것으로 몰아 왔다.
그는 “제 처와 장모가 한국인이어서 위안부 기사를 썼다는 등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없는 차원의 억지 공격도 있었다”고 했다.
우에무라 씨는 15일 김 할머니의 묘를 찾을 계획이다. “솔직히 가족까지 피해를 볼까 두려워 1991년 기사를 쓴 뒤에는 위안부 문제와 거리를 둬 왔습니다. 그러나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당연히 같은 기사를 쓸 것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엄을 훼손하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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