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주의 잠을 깨우실래요

2015. 8. 1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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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아우라·발레 요정.. 삼색 매력의 발레리나

[서울신문]상큼발랄한 이미지, 예쁜 몸매, 주위를 압도하는 에너지. 충무로에 저마다의 매력을 지닌 ‘미녀 삼총사’가 뜬다. 영화가 아니라 발레의 아름다움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줄 발레계의 샛별들이다. 바로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발레리나 김채리(25)·홍향기(26)·심현희(23)다. 이들은 오는 14~16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발레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 주역인 ‘오로라 공주’를 맡았다.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이들을 지난 5일 광진구 UBC에서 만났다.

김채리·홍향기·심현희는 발레계의 떠오르는 미녀 스타들이다.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대형 공연의 주역을 맡아 호평을 얻고 있다. 그만큼 실력이 입증됐다는 의미다.

김채리는 유연한 라인과 어떤 역할이든 자기만의 색깔로 표현할 줄 아는 ‘팔색조 발레리나’의 대명사로 불린다. “채리는 발레리나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예쁜 라인을 갖고 있어요. 어떤 작품이든 작품 속 인물의 화신이 돼 연기해요. 오로라 공주를 채리만큼 예쁘게 표현할 발레리나도 없을 거예요.”(홍향기)

홍향기는 ‘아우라의 발레리나’로 통한다. 내면의 에너지가 만드는 아우라가 관객들의 시선을 모두 흡수해서다.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정확한 ‘턴’으로도 유명하다. “언니는 무대에서 언니만 보이도록 하는, 뭐라고 콕 찍어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어요. 그 에너지가 손끝에서부터 발끝까지 공연 내내 넘쳐요.”(김채리)

심현희는 ‘발레 요정’으로 일컬어진다. 순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순수함 이면에 파워풀한 에너지도 갖고 있어요. 발레리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무대에서 힘든 걸 얼굴에 나타내면 안 돼요. 현희는 아무리 힘든 공연일지라도 힘들어 보이지 않게 연기해요. 같은 발레리나들도 감탄할 정도예요.”(김채리·홍향기)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지 인형’과 함께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바의 3대 발레 명작 중 하나다. 고전발레의 모든 동작과 기술이 등장해 ‘19세기 고전발레의 교과서’로 불린다. 고난이도의 표현력과 기술을 요구해 무용수들에게 많은 부담을 줘 전막 발레로는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 김채리·홍향기·심현희도 “‘발레의 기본’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팔 움직임이나 턴 등 발레 동작의 표본을 보여 줘야 한다. 직사각형 안에 몸을 가둬 두고 그 상태에서 균형을 잡는다는 느낌으로 춤을 춰야 해 다른 발레보다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동양에서는 UBC가 1994년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최초로 무대에 올렸다. UBC는 1994년 한국 초연 이후 1996년, 2002년, 2006년 재공연했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3막 발레다. 1막은 오로라 공주의 16번째 생일 파티 장면, 2막은 오로라 공주가 꿈속에서 100년의 세월을 보낸 뒤 데지레 왕자와 만나는 장면, 3막은 오로라 공주와 데지레 왕자의 결혼식 장면으로 꾸며진다. 막마다 감정이나 표정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 “1막은 어리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해 3막 중 가장 발랄하게 춤을 추려 해요. 오로라 공주의 생기발랄함을 10대의 풋풋한 느낌으로 보여 줄 거예요. 2막은 현실이 아니라 꿈속이어서 ‘솜사탕’ 같은 느낌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3막은 결혼식 장면인 만큼 우아하고 화려하게 춤을 추려 해요.”(김채리)

“저는 활달하고 ‘쿨’한데 오로라 공주는 얌전하고 조심성이 많아요. 제 성격과 상반되죠. 오로라 공주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동작의 절제에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홍향기)

“막내라 선배들보다 긴장도 훨씬 많이 되고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아요. 섬세하고 정교한 동작들을 하면서 마음이 흐트러지면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도 필요해요. 1막은 순수한 마음으로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여 주고, 2막은 왕자에게 잠에서 깨워 달라는 애처로움을, 3막은 화려하고 웅장한 결혼식에 맞게 동작도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하려 해요.(심현희)

김채리는 2012년 UBC 입단 이후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호두까지 인형’ ‘지젤’ 등에서, 홍향기는 2011년 입단 이후 ‘호두까지 인형’ ‘돈키호테’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에서 주역을 맡았다. 심현희는 지난해 입단했다. 정식 입단 전에 매년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선보이는 ‘호두까기 인형’의 주인공 클라라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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