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최저 연봉 7만달러.. 시련 있지만 계속 간다"
회사 최저 연봉 7만 달러 프로젝트를 시작한 댄 프라이스 ‘그래비티페이먼츠’ 최고경영자(앞)와 직원들. 사진 출처 그래비티페이먼츠 페이스북 |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의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회사 ‘그래비티페이먼츠’의 댄 프라이스 최고경영자(CEO·31)는 4월 자신의 연봉 200만 달러(약 23억4000만 원)를 90% 이상 삭감해 전 직원(약 70명) 최저 연봉을 7만 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해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직원 평균 연봉은 약 4만8000달러(약 5616만 원). ABC방송 등 많은 언론이 “올해의 CEO감”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그 후 프라이스 CEO는 회사 안팎의 반발과 경영 악화 등으로 적잖은 시련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전했다.
일부 실력 있는 직원들이 “허드렛일을 하는 직원도, 출퇴근 도장만 찍는(열심히 일하지 않는) 직원도 나와 비슷한 연봉을 받는다는 건 일할 의욕을 떨어뜨리는 처사”라며 회사를 떠났다. 몇몇 고객은 “최저 연봉 7만 달러 프로젝트가 다분히 정치적이고 현실적이지 않다”며 거래를 끊었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지분 30%를 소유한 친형 루커스 프라이스 씨는 동생을 상대로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렸다”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에 프라이스 CEO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자신의 집까지 내놓은 상태이고 “집을 포함한 모든 내 자산(300만 달러 상당)과 앞으로 수년간 (연봉 등) 모든 경제적 이익을 포기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연간 4만 달러(약 4680만 원)를 버는 한 친구가 월세와 학자금 대출 빚 때문에 걱정하는 걸 보고 순간적으로 ‘최저 연봉 7만 달러’ 구상을 하게 됐다”며 “똑똑하고 성실하고 일도 잘하는 사람은 중산층의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임금 불평등 문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아이디어(최저 연봉 7만 달러)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았다.
프라이스 CEO는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고 있지만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즉, △프라이스 CEO처럼 자신의 임금을 깎거나 회사운영자금을 절약해 직원 임금을 올려주는 다른 중소기업 CEO들이 나타나고 있고 △노동계의 핵심 이슈인 최저임금 인상 운동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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