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리듬에 미치다, 13인의 퍼커션맨

한은화 2015. 7. 2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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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상마당 라이브홀서 공연
밴드 퍼커션맨이 남미 전통 타악기 퍼커션을 앞에 두고 섰다. 모두 열세 명인 이들은 어떤 무대에서든 강렬한 타악기 비트와 흥겨운 몸동작으로 공간을 꽉 채운다. [사진 퍼커션맨]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인근 주택가. 조용한 동네 어디선가 ‘타닥타닥타타타타-’ 북소리가 흘러나온다. 인터뷰 장소를 제대로 찾아왔다 싶다. 리드미컬하면서 강렬한 타악기 소리가 골목길에 있는 국제예술대 콘서트 홀의 이중문을 가볍게 넘어버렸다. 24일 홍대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밴드 퍼커션맨이다.

 2013년 결성한 퍼커션맨은 일단 숫자로 다른 밴드를 압도한다. 총 13명이다. 가수 이문세의 밴드에서 퍼커션을 맡고 있는 도준홍(31)씨가 2012년부터 1년간 꼬박 멤버를 모집해 완성했다. 그를 포함해 김도훈·김종훈·박영훈·변필중·신현규·이상옥·최원영, 모두 8명이 남미 전통 타악기인 퍼커션을 친다. 베이스(백진희), 일렉트릭·어쿠스틱 기타(김창국·허년택), 래퍼(로지키스), 보컬(문재경)까지 한자리에 서면 웬만해선 무대가 비좁다. 게다가 강렬한 북 리듬을 바탕으로 멤버 전원이 온 무대를 휘젓고 다니며 춤을 춘다. 이날 리허설도 마찬가지였다. 소리와 퍼포먼스가 콸콸 흘러 넘쳤다.

 퍼커션은 종류·크기가 다양하다. 가장 큰 북 ‘수르두’는 무게가 10㎏ 정도인데 소리가 묵직하다. 기타로 치면 베이스 역할을 한다. 6인치의 작은 북 ‘땀보린’은 재잘재잘 소리를 입히고, 북의 리더 역할을 하는 ‘헤삐끼’는 솔로 연주를 하거나 연주 타이밍을 알린다. 한국 전통악기로 치면 꽹과리·북·징·장구를 닮았다. “퍼커션맨에서 합주하면 어릴 적 사물놀이하던 추억이 떠오른다”(이상옥)는 말에는 다 이유가 있다.

 도씨는 브라질 삼바 리듬을 만드는 퍼커션으로 다양한 장르를 연주해 보고 싶었다. 인디음악·뮤지컬·클래식·국악 분야에서 타악기를 치는 이들을 한데 모았다. 그는 “브라질 악기인 퍼커션은 결국 치면 브라질 느낌이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르를 섞어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합주는 힘들었다. 같은 타악기라고 하지만 장르마다 치던 가락이 달랐던 터다. 퍼커션의 합이 맞지 않으면 리듬은 금세 깨졌다. 열여섯 개의 손을 가진 거인이 북 여덟 개를 치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 반복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

 “노가다예요. 박자가 바뀌는 타이밍을 수없이 연습해서 몸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퍼커션끼리 따로 모여 합주한 다음에 멤버 전원이 함께 연습합니다.”(문재경)

 멤버 대다수가 다른 그룹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노가다’라는 퍼커션맨 활동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심장에 꽂혀서 저절로 비트를 타게 된다(이상옥)” “여기서 합주하다 다른 데 가면 모든 게 아기자기하다(김도훈)”는 말처럼 퍼커션맨은 리듬의 힘에 푹 빠졌다. 관객도 홀리고 있다. 지난해 첫 싱글곡 ‘위 아 퍼커션 맨!’을 발표했고, 서강대 메리홀에서 연 단독콘서트는 매진됐다. 올 초 미니 앨범 ‘풋 온 더 퍼커션’도 발표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13명이 활개치며 놀 수 있는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서고 싶다는 퍼커션맨의 에너지가 이글대는 여름을 닮았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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