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 "실험적 연출하는 이유? 본능이 시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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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해 20주년을 맞는 한국의 대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를 비롯해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아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굵직한 작품이 이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음악감독이란 개념조차 생소한 초창기 뮤지컬시장에 뛰어든 공연계 ‘미다스의 손’ 박칼린(48) 얘기다. 박칼린은 국내 1호 뮤지컬 음악감독을 넘어 연출자와 보컬 트레이너, 음대교수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냈다.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한 개성과 매력으로 국내 톱 공연 연출가로서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인천장애인아시아게임을 총괄하기도 했고 ‘카붐’ ‘미스터 쇼’ 등 끊임없이 화제의 중심에 선 공연을 제작하고 기획한다. 내년 7월 첫선을 보일 서태지 주크박스 뮤지컬 ‘페스트’의 연출가로도 낙점됐다. 박칼린은 “덤빌 만한 숙제가 있어야 끝낸 후 보람을 느낀다”며 “한마디로 고생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76m 건물에 영상 매핑…파사드 쇼 ‘더 블루’
‘박칼린’ 하면 2010년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며 보여준 카리스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당시 합창단을 지휘하며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얻은 것은 물론 새 시대 여성 리더십의 롤모델로 떠오르기도 했다.
박칼린은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예술대에서 종합음악과를,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악작곡과를 전공한 특이한 학력을 가졌다. 9살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초등학교에서 배우와 첼로 연주자로 처음 무대에 선 뒤 10년간 배우생활을 했고 1995년 국내서 ‘명성황후’로 음악감독에 데뷔했다. 이후 70여편에 이르는 크고 작은 뮤지컬과 함께하는 동안 어느덧 그녀의 이름은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국내 최대 규모의 파사드 쇼 ‘더 블루’로 관객을 찾는다. 오는 18일부터 8월 23일까지 강원 속초시 신세계 영랑호리조트 특설공연장에서 펼치는 이번 공연은 3D 하이퍼파사드 매핑 효과를 활용해 길이 50m, 높이 76m의 건물 외벽에 빛을 쏘아 화려하고 생생한 영상을 연출한다. 우주의 용 ‘블루’가 여의주를 찾기 위해 지구로 내려와 세계 호수와 바다를 탐험하다가 영랑호에서 승천하게 되는 스토리를 담은 공연도 접목한다. 박칼린은 “영상 매핑과 라이브공연을 동시에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시도”라며 “이 정도 규모의 건물에서 펼치는 영상 쇼는 국내서는 드문 스케일”이라고 설명했다.
△멈추지 않는 도전…“마음에 꽂히는 대로”
작품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좇다 보니 여기까지 왔단다. 박칼린은 “예술인이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자기 마음에 꽂히는 게 있어야 움직인다”며 “카뮈나 로댕도 영감을 주는 뮤즈가 있었다. 그게 음악이든 사람이든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더 블루’ 쇼는 커다란 건물에 영상을 입힌다는 게 흥미로웠고,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인기를 끌던 ‘미스터 쇼’ 역시 ‘잠자는 여성의 욕망을 깨워보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겨서 하게 됐다. 정두홍 무술감독과 작업 중인 ‘녹틸루카’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크놀로지를 결합, 기존에 봐오던 액션과 넌버벌 퍼포먼스의 익숙함을 버리고 실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 여성은 남자가 옆에 있을 때와 없을 때 행동에서 차이가 크다. 그걸 깨고 자유롭게 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라이브무대는 퍼즐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밌다. 쉬운 것만 하려면 왜 도전이란 걸 하겠나. 어려운 퍼즐을 풀었을 때 ‘나 한 건 했구나’라는 느낌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 일부러 새로운 걸 찾아서 작업을 해온 건 아니지만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이 안 한 일이더라. 내 머릿속의 본능에 충실하면서 지금도 작품을 고르고 있다.”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된다. 올 하반기 ‘시카고’ 앙코르공연을 비롯해 ‘넥스트 투 노멀’에서는 다시 한번 배우로 무대에 선다. 창작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연출도 맡았다. “메르스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공연을 계속 만들어갈 생각이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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